제73화
“나가 봐.”
그 말에 재빨리 자리를 떠나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의자에 앉자 가슴이 빨리 뛰어 급히 물을 한 모금 마셔서 진정시켰다.
한다은은 하이힐을 신고 사무실에 들어오더니 먼저 나를 힐끔 보고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살짝 웃으며 말을 걸었다.
“한 비서님, 오늘 첨단 기술 전시회에는 누가 진 대표님을 모시고 가나요? 한 비서님 가시는 거예요? 제가 가는 거예요?”
한다은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진 대표님께 직접 물어보세요.”
“네,”
서류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 사무실을 향한 나는 조금 전 엿들은 이야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하고 진수혁이 진짜 그런 마음이 있는 줄 알고 오해할까 봐 걱정도 되었다.
“삼촌, 오늘 기술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예요.”
진수혁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청량한 눈빛으로 응답했다. 사무실에 은은한 커피 향이 퍼졌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하고 곧 출발하자.”
“한 비서님께서 누가 갈지 물어보라고 하셨는데요...”
사실 나는 상관없었다. 안 가면 더 한가할 테니까 말이다.
진수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그걸 굳이 물어야 해?”
잠시 후 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했다.
“한 비서가 너에게 무슨 말을 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럼 저는 먼저 준비하러 갈게요.”
아침 9시쯤 나는 진수혁과 함께 출발했다.
나는 눈치가 보여 진수혁과 나란히 걸을 때도 거리를 두었고 차에 탈 때는 차멀미가 난다며 뒷자리에 앉겠다고 했다.
진수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변에는 싸늘한 기운이 맴돌았고 차내 온도도 몇 도는 더 떨어진 듯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전에는 차멀미 안 하더니, 왜 갑자기 차멀미한다는 거야?”
“삼촌, 저...”
“솔직히 말해 봐. 왜 그래? 나한테 숨기지 말고.”
그의 말투는 강압적이었고 강한 패기와 위압감이 느껴졌다.
나는 방금 대표 사무실 문 앞에서 엿들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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