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진수혁은 돌아서서 나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너 옷 사주려고 그러지.”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가리켰다.
“제 옷요?”
“그럼.”
고개를 숙여 오늘 내 복장을 살펴보았다. 핑크색 체크무늬의 헐렁한 셔츠에 와이드 청바지를 입은 나는 무척 편안한 차림이었다.
‘이 복장은 첨단기술 전시회에 가기는 정말 안 어울리긴 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청소부인 줄 알겠어.’
매장에 들어가서 진수혁이 점장과 이야기를 나누자 점장이 바로 드레스 한 벌을 꺼내 줬다.
연두색 바디콘 드레스였고 허리 부분에는 하얀 리본이 묶여 있었다. 나는 탈의실에 가서 드레스를 갈아입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금까지 섹시한 스타일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걸어 나왔다.
“삼촌...”
진수혁은 원래 통화 중이었지만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돌아서서 나를 보았다. 그 순간 그는 멍하니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캄캄한 밤과 같았으며 시선은 마치 불길처럼 강렬한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나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삼촌, 저에게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옆에 있던 점장이 바로 말했다.
“어째서 안 어울린다는 거죠? 제가 볼 때는 입으니까 마치 부잣집 딸 같아 보여요. 몸매도 있고, 단정함도 있고,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나는 점장의 말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예전에 옷을 사러 갔을 때도 많은 판매원이 이렇게 칭찬했었고 나쁜 것도 좋게 말했기 때문이다.
그때 진수혁이 입을 열었다.
“괜찮은 편이야. 네가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걸로 갈아입어.”
나는 거울 앞에 서서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너무 섹시하게 보였다. 특히 가슴 부분이 문제였다. 살짝 허리를 굽히면 다 드러나 버릴 것만 같았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겨우 엉덩이만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약간 보수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결국 하얀색 끈이 있는 퍼프 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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