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김원우가 ‘어머니’라고 부르자 송서아는 괜히 좀 민망해졌다.
속으로 ‘저 뻔뻔함이란' 하면서도 문득 내일이면 정말 결혼한다는 사실이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졌다.
반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경원시의 봄이 여름으로 바뀌듯, 자신의 인생도 송두리째 변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못된 남자의 본모습을 알게 되었고 갇혀 있던 새장 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최애라가 말했듯이 결혼은 애초에 본성이 착한 사람과 해야 했다.
그래야 앞으로 오십 년, 강산이 변해도 본성이 변치 않는 좋은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수 있으니까.
송서아는 김원우가 앞으로 자신을 사랑할지 안 할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어본 후 송서아는 김원우를 집 밖까지 배웅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이렇게 멀리 차를 세웠어요?”
집 밑에 주차 공간이 넉넉한 것을 분명히 봤기 때문이다.
김원우는 사실 올 때부터 송서아가 자신을 차까지 배웅해 줄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 아래 주차 자리가 있었더라도 일부러 멀리 차를 댄 것이다.
단 몇 걸음이라도 송서아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송서아 앞에서 속마음을 다 드러낼 수는 없어 에둘러 말했다.
“음, 올 때 보니까 자리가 꽉 찼더라.”
송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이상하네, 여긴 꽉 찬 적이 없는데.”
김원우는 못 들은 척 화제를 돌렸다.
“오늘 밤 푹 자고 너무 긴장하지 마. 내일 결혼식은 외부인은 완전히 통제되고 김씨 가문의 친척 몇몇이랑 내 개인적인 친구들만 올 거야.”
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내 친구들이 불편하면 안 불러도 돼.”
송서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게다가 결혼은 인생의 중대사인데, 친척들과 친구들은 당연히 참석해야죠.”
하지만 곧 자기가 너무 단정적으로 말했나 싶었다.
‘혹시 김원우가 자기 친구들한테 나를 보여주기 싫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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