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하윤미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도무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없었다. 
하윤미가 언제 이런 모욕을 당해보았는가. 
겁에 질린 조이안이 하윤미의 손을 이끌고 쥐 죽은 듯이 김씨 가문을 떠났다.
두 사람이 사라지자 김씨 가문의 공기는 순식간에 맑고 깨끗해진 듯했다.
송서아는 김원우에게 기대어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조이안에게 손을 쓴 일에 대해서 나한테 물어볼 것 없어요?”
김원우는 잘생긴 눈썹을 슬쩍 치켜뜨며 전혀 개의치 않는 눈빛을 보냈다. 
“내가 뭘 물을 필요가 있겠어. 하윤미가 빅토리아 시크릿 가게 영상을 나한테 보여줬지. 조이안이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들리진 않았지만 네가 손이 나가게 할 정도였으면 분명히 아주 듣기 거북한 말을 했겠지.”
‘하윤미가 가게 안의 CCTV 영상까지 복사해 왔단 말인가?’ 
과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이 분명했다.
송서아는 내심 자신이 그 뺨 한 대에 대해 두어 마디는 해명해야 할 줄 알았는데 김원우는 애초에 들을 필요도 없다는 태도였다.
허리로 강하고 힘 있는 팔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김원우의 따뜻한 손바닥이 송서아의 허리에 머물렀다. 
김원우가 살짝 힘을 주자 송서아는 김원우의 쪽으로 조금 더 기댔다. 
둘이 가까워지자 송서아는 김원우의 숨결이 자신의 이마 앞머리를 간질이는 것까지 느낄 수 있었다.
김원우가 고개를 숙이자 얇은 입술이 송서아의 이마에 거의 닿을 듯했다. 
김원우의 목소리는 낮고 약간의 장난기 섞인 의문을 담고 있었다. 
“빅토리아 시크릿 가게에 뭘 사러 갔던 거지?”
송서아는 그제야 이 문제에 대해 뒤늦게 깨달았다. 
그 영상이 속옷 가게에서 복사해 온 것이라면 문제는 송서아가 그 가게에 왜 갔느냐는 것이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김원우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옷장 안에 네가 원하는 스타일이 없어?”
송서아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없었어요...”
두 사람이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송서아는 산소가 다 빨려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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