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대부분의 경원시 재벌가 도련님들과 달리 차지훈에게는 남성시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건들거리는 기운이 있었다. 말투에도 장난스러운 비꼼이 배어 있었다.
“형수님은 유수민 씨랑 정말 많이 닮았네요.”
차지훈의 말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탄이었다.
미소 짓는 표정과 부드럽고 온화한 기운까지 놀라우리만큼 닮아 있었으니까.
송서아는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유수민 씨도 미인이잖아요. 전 지훈 씨 말을 칭찬으로 들을게요. 고마워요.”
차지훈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형수님, 원우 형님이 전에 유수민 씨와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한 적 있나요?”
남성시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여유롭게 남의 이야기를 캐물었다.
송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말한 적 없어요.”
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하긴, 그렇네요. 누가 자기 아내한테 지난 연애 얘기를 하겠어요. 그래도 형수님이 듣고 싶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어요.”
송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은은한 미소만 지었다.
“괜찮아요. 원우 씨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저도 굳이 물어볼 생각은 없어요. 나중에 원우 씨가 언급할 때, 그때 원우 씨한테 들을게요.”
차지훈은 그녀를 보며 감탄하더니 엄지를 척 들었다.
“형수님, 대단하시네요. 이런 기품이어야 진짜 재벌가 안주인 감이죠.”
이런 말쯤은 송서아는 그저 빈말로 들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 직전 차지훈은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
“형수님, 오늘 식사 자리에서 제가 좀 기분 상하게 하는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솔직하게 사과드릴게요. 부디 마음에 너무 담아두지 말아 주세요.”
송서아는 애초에 그런 일로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한정된 것이었던지라 쓸모없는 일과 사람들로 가득 채워둔다면 정작 정말 소중한 일과 사람을 담을 자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차지훈의 태도도 결국 김원우가 자신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송서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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