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화
김원우의 눈매가 서서히 좁혀지고 속으로 송서아가 참으로 대범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대범해서 마치 그녀의 마음속에 자신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씁쓸함이 밀려와 입술을 살짝 벌려 실망을 감출 수 없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 유수민 사이에는 오해 같은 건 없어. 그냥 그 여자 혼자 망상하고 있었던 거야. 앞으로 네가 먼저 이혼하겠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그 두 글자는 다시 꺼내지도 마.”
송서아는 멍하니 김원우를 보았다.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고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내가... 정말로 오해한 건가?'
송서아는 멋쩍은 듯 말했다.
“미안해요. 전 당신이...”
김원우의 표정은 여전히 굳은 채로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자 송서아는 짧게 숨을 내쉬며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참, 짐은 제가 다 정리했으니까 이제 가요.”
김원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보다 먼저 캐리어 앞으로 다가가 짐을 챙겼다.
송서아는 빈손으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는 아직도 화가 난 것 같았지만 송서아는 확신은 없었다.
‘내가 이혼이라는 말을 꺼내서 기분이 상한 건가?'
‘하지만 내가 이미 설명했잖아. 원우 씨가 말하기 힘들까 봐 다신 먼저 말해준 것뿐인데.'
송서아는 마치 잘못이라도 한 아이처럼 말없이 그의 뒤만 쫄래쫄래 따라 호텔 밖으로 걸어 나왔다.
남성 김씨 가문 사람들이 직접 나와 두 사람을 배웅했지만, 김원우의 얼굴에는 더 이상 예의상 미소조차 보이지 않았다.
김민수와 양나희는 따듯하게 그들을 배웅했다.
“원우야, 나중에 시간이 나면 또 놀러와. 이번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미처 너희들을 챙겨주지 못한 것 같더라. 너랑 서아가 좀 이해해줘.”
송서아는 공손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원우는 미동도 없었다.
차지훈은 싸해진 분위기를 풀고자 농담을 던졌다.
“형님, 혹시 형수님이랑 싸운 건 아니죠? 분위기가 아주 살벌한데요? 하하.”
그 옆의 김서연은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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