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212화

송서아는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한 바퀴 걸었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즈음에는 머릿속이 완전히 정리되어 있었다. 어쩌면 김원우는 유수민의 거짓말에 화가 나서 홧김에 자신과 결혼한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게 말이 되었지만 그녀는 누구의 조언도 필요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스스로 납득이 되면 조용히 물러나면 그만이니까.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캐리어를 보며 송서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올 때 캐리어 두 개로 나눠올 걸 그랬네.” 그녀는 자신과 그의 짐을 조용히 정리한 뒤 통유리창 앞에 앉아 가만히 김원우가 오기를 기다렸다. 마치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눈빛은 아주 고요했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일었다. 그녀는 자신을 비웃듯 작게 중얼거렸다. “겨우 며칠 호사 좀 누렸다고 이제 와서 미련이라도 생긴 거야?” 자신을 야유하고 있던 순간 문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도어락에 카드가 닿으며 익숙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원우가 돌아온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선 그의 얼굴은 아주 싸늘했다. 송서아는 고개를 들어 그런 그를 보며 속으로는 의아해했다. 유수민과 오해를 풀었으니 기뻐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왜 기쁨은 전혀 보이지 않고 표정이 잔뜩 굳어져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면 자신과 마주하는 게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저 냉랭한 표정도 이해가 갔다. 송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자 김원우는 문을 닫고서 송서아를 빤히 지켜보았다. 그와 한 걸음 남짓 떨어진 곳에서 송서아는 걸음을 멈추었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원우 씨, 그동안... 그래도 나름 즐거웠어요.” ‘아니야.' 김원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뭔가를 직감했다. 어딘가 아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로 대화를 시작하겠는가. 그는 미간을 확 구겼다. “즐거웠다고? 당신이 즐거웠다면 됐어. 앞으로 더 즐거울 거야.” 그러자 이번에는 송서아가 당황하고 말았고 고개를 들어 그에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