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화
허준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래! 송서아 그년만 사라지면 박씨 가문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는 거야!”
허가윤의 눈빛에 더욱 사나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녀는 허준하의 귀에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
김원우는 잠에서 깼다. 오랫동안 이렇게 머리가 어지럽고 아픈 적이 없었다.
그는 불편한지 미간을 찌푸렸다. 손은 습관적으로 옆자리를 더듬었지만 손바닥은 텅 빈 공기만을 느꼈다.
시선을 들어 발코니를 바라보자 등을 돌린 채 통화 중인 한 여인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보였다.
김원우는 침대에서 내려 부드러운 카펫을 밟으며 송서아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발코니로 통하는 유리문은 닫혀 있었다.
김원우가 유리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통화 중이던 송서아는 돌아보며 입 모양으로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일어났어요?”
김원우는 고개를 숙여 앙다문 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살짝 댄 채 속삭이듯 물었다.
“누구 전화야?”
“지형 씨예요. 제가 경원시에 돌아온 걸 알고는, 밥 먹자면서 일자리도 소개해 주시겠다고 했어요.”
김원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형 씨 일 처리 속도가 빠르네. 어젯밤에 나이팅게일에 도착했을 때 전화했는데, 오늘 바로 일을 다 준비해 두다니. 효율이 꽤 높네.’
나이팅게일을 생각하니 어젯밤 일들이 되살아나 김원우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어젯밤 VIP룸에 송서아와 눈매가 조금 닮은 여자가 있었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 여인은 많이 취한 그를 부축하여 화장실까지 데려다준 것 같았다.
이 생각이 들자 김원우의 몸이 굳어졌다.
기억이 맞다면 어젯밤... 그를 데려간 것은 바로 송서아였다.
그는 고개를 숙여 송서아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녀의 평온한 눈빛에 김원우의 가슴이 저렸다.
“내게 할 말 없어?”
김원우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송서아는 당혹스러웠다.
“제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나요?”
‘나를 다른 여자에게 맡기는 것도 개의치 않는데, 하물며 내가 자신을 닮은 여자와 술을 마신 일쯤이야 언짢아할 리 없잖아.’
김원우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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