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임지형은 송서아가 경원 미대 재학 시절부터 줄곧 존경하던 선배였다. 이후 임지형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그의 그림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았고 덕분에 그는 경원 미대 최근 20년간 가장 뛰어난 졸업생이 되었다.
가끔 송서아는 자신이 경원 미대 출신이라고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때가 있었다. 같은 학교를 나온 동문이 너무도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강정숙은 오늘 아침 식탁의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감지하고 먼저 말을 걸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사모님, 요즘 입맛이 좋아 보이는데, 특별히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시면 주방에 말해서 준비하게 할게요.”
김원우는 송서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강정숙을 보며 물었다.
“아줌마, 저랑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강정숙은 온화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사모님.”
정신을 가다듬은 송서아는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 뭐든 다 잘 먹어요. 편식 안 해요.”
김원우는 그녀가 임지형과의 약속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앙다문 입술을 살짝 움직였지만 위로의 말은 입가에서 맴돌 뿐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내가 먼저 하면 가벼워 보이지 않아?”
‘김씨 가문 사모님은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었고, 나에게 함께 가달라고 말한 적도 없어. 내가 먼저 제안하면 너무 없어 보이지 않아?’
그렇게 생각한 김원우는 목까지 차오르던 말을 삼켜버렸다.
시선이 송서아에게 고정된 그는 그녀가 먼저 초대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부르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음식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보다 음식에 더 많은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실망한 김원우는 업무용 핸드폰을 들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제가 인근 도시에 회의 일정이 있죠?”
비서는 어리둥절해서 대답했다.
“오늘 실제로 프로젝트 개발 관련 합동 회의가 있지만 화상 회의로 예정되어 있어요... 오프라인 회의로 변경할까요?”
김원우는 사실 비서의 말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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