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민채원은 입이 쩍 벌어진 채 전혀 못 믿겠다는 눈길로 송서아를 쳐다봤다.
‘이년이 유준이랑 서준이 일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송서아는 무해한 표정으로 민채원을 똑바로 바라보며 태연하게 서 있었다.
최애라는 잠시 안심하는 듯했다.
민채원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기에 오늘 그녀의 체면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분명 무슨 일이든 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민채원은 어색하게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허가윤의 팔을 감싸 안고 너그러운 척을 했지만 정작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됐다, 가윤아. 저런 인간들은 상대를 말자. 지금은 배 속의 아기가 가장 중요하니 이딴 일로 기분 상하지 마.”
허가윤은 원래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싶었다. 민채원이 버럭 화내면 그 기세에 힘입어 송서아에게 본때를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늘 강압적이었던 민채원이 이렇게 불쑥 꼬리를 내릴 줄이야, 이건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전개였다.
허가윤은 믿을 수 없었다. 민채원이 정말 뱃속 아기를 걱정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는 건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다만 그녀가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민채원은 재빨리 팔짱을 끼고 자리를 떠났다.
최애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오늘은 딴사람처럼 행동하네?”
송서아의 얼굴은 담담했다. 그녀는 쥬얼리 매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을 고르며 최애라가 묻는 말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딴 사람요? 어떤 사람으로요?”
사실 박씨 일가 사람들은 태도가 확 바뀌는 재주가 있다.
최애라는 박씨 일가 일행이 백화점을 떠나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다가 그제야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뭔가 이상해. 분명 우리를 발칵 뒤집어 놓을 줄 알았는데 마치 겁먹은 아이처럼 도망가 버렸어.”
안타까워하는 엄마의 모습에 송서아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겁먹은 아이처럼?’
그야말로 와닿는 표현이었다.
겁먹지 않을 수 있을까?
민채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손자인데 허가윤이 만약 제 남편이 죽고 본인은 서방님의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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