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쇼핑을 마친 송서아는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받아 들고 있었다.
그녀가 휴대폰을 어깨와 볼 사이에 낀 채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분명 연결되었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짧은 정적이 흐른 뒤,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간 괜찮아? 그쪽으로 기사 보내줄게.”
송서아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며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덧 오후 두 시였다.
이 시간에 김원우가 자신을 데리러 온다는 건, 구청의 오후 업무 시작 시간과 정확히 맞물려 있었다.
김원우의 의도는 너무도 명확했다.
“네, 괜찮아요.”
송서아가 짧게 대답한 뒤, 다시 침묵이 흘렀다.
김원우가 더 낮아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심스레 말을 고르듯, 그의 톤이 한층 낮아졌다.
“운전기사를 호텔로 보낼까? 아니면...”
송서아는 조용히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서점은 호텔에서 제법 거리가 있었다. 어차피 바로 구청으로 갈 예정이었기에, 굳이 호텔로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
“아뇨, 지금 밖이에요. 제가 기사님한테 위치 보내드릴게요.”
그녀는 운전기사가 곧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 분 후 인도에 정차한 검은 세단을 보았을 때,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김원우라는 걸 알아보고 저도 모르게 자리에 멈춰 섰다. 그녀의 손에 들린 종이봉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송서아가 결국 조수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 뒷좌석으로 가려다 그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조심스레 방향을 바꾼 것이었다.
송서아가 재료가 든 봉투를 조심히 뒷좌석에 내려놓고, 조수석 문을 열었다.
송서아가 안전벨트를 매며 조심스레 물었다.
“운전기사가 데리러 오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짧게 눈을 깜빡인 김원우가 입을 열었다.
“마침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직접 오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
담담한 말투였지만, 어딘가 불안한 기운이 스쳤다.
그녀가 오해라도 할까 싶었는지, 김원우가 급히 시선을 돌렸다.
“이건... 그림 그리려고? 급하게 필요한 일이라도 있었어?”
송서아는 남자의 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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