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이혼을 안 한다고요?”
송서아가 놀란 눈으로 김원우를 바라보았다. 그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단호했기 때문이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지? 결혼도, 이혼도 제멋대로 결정짓던 사람이 구청 앞까지 와서, 뭐?’
송서아는 김원우가 장난을 치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이러는 건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김원우를 노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사람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그 말에 담긴 냉기와 불쾌함은 분명했지만, 김원우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는 웃음을 숨기지도 않았다.
기분이 워낙 좋았던 탓일까. 지금은 송서아의 짜증조차 귀엽게 느껴졌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걸음을 옮겼다.
송서아는 반쯤 끌려가 듯 걸었고 얇은 구두 굽이 계단을 디딜 때마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맑게 울렸다.
그 사이로 바람이 스치며 그녀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흩날렸다. 그 머리카락이 김원우의 팔에 닿을 때마다 그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길 바랐다.
주차장 근처에 다다랐을 때 송서아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눈동자엔 아직도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잠깐만요. 왜 갑자기 이혼을 안 한다는 거예요?”
송서아는 다급했다.
잠시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김원우가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넌 이혼하고 싶어?”
“...”
그 짧은 질문이 송서아의 말문을 막아버렸다. 물론 그녀는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김원우가 때때로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예의 바르고 섬세한 사람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 사소한 시선 하나에 담긴 따뜻함은 언제나 송서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심지어 한때 사랑했던 박유준조차도 그만큼 다정하지는 않았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이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송씨 가문의 모두가 두 사람을 축복하고 있었으니까.
‘이혼하게 된다면 두 분께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김씨 가문이 송정호를 위해 내민 손길이 송서아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눌렀다.
그녀가 숨을 고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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