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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급히 슬리퍼를 꿰어 신은 심소희가 코너를 돌아 들어왔다. 복도 끝까지 번진 목소리가 공기를 흔들며 퍼졌다. 전등 불빛 아래서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렸고, 급하게 내디딘 발소리가 고요를 찢었다. 문을 밀고 들어선 순간, 심소희의 걸음이 멈추고 숨이 짧게 멎었다. 그곳엔 여행 가방과 유화 두 점을 들고 선 김원우와 평온한 얼굴의 송서아가 서 있었다. 조용히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은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렸다. 마치 막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부부처럼, 낯설고도 자연스러운 온기가 그들 사이를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공기엔 다른 결이 있었다. 그가 걸친 맞춤 수트의 매끄러운 선, 손끝에 스민 단정한 긴장감, 그리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 그 여유. 그 모든 것이 묘하게 어우러져, 한 장의 완성된 그림처럼 정적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김원우는 평범한 인부가 아니라 화보 속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이 공간조차 그의 존재를 중심으로 숨을 쉬는 듯했다. 잠시 멍하니 김원우를 바라보던 심소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원우 씨가... 여긴 어쩐 일로...?” 김원우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복도에서 들려온 그녀의 외침에 답하듯 나직하게 말했다. “떠도는 소문이 맞습니다. 김해 그룹 법무팀이 나섰거든요.” 낮지만 단단하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였다. 김해 그룹 법무팀. 그 이름이 공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그들은 경원시에서 권위의 상징이었다. 그들이 움직인다면 풀리지 않는 일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김원우의 말에 송서아가 눈을 동그랗게 크게 떴다. 말없이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엔 놀라움과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이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자신의 동영상을 올린 계정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 그리고 사건이 너무 빠르게 수습된 이유... 그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김원우의 손이 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송서아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짧고 조용한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무거운 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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