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매끄럽고 반들거리는 등에는 흠집 하나 보이지 않았고 얻어맞은 흔적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송서아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자신이 눈을 잘못 떴나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자세히 들여다본 후에야 말끝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
“하나도 안 맞았어?”
김원우는 뜨끔하여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변명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말을 찾지 못했다.
그저 송서아의 걱정을 받고 싶어 일부러 맞았다고 거짓말했다고 말할 순 없었고 그랬다가는 너무 유치하게 보일 것이다.
송서아의 마음속에는 속았다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고 잔뜩 찡그린 얼굴로 물었다.
“나를 놀리니까 재밌어?”
‘큰일 났다.’
김원우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 생각 하나뿐이었다.
김원우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송서아는 서둘러 소독약과 면봉을 옆 약상자에 챙겨 넣더니 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
김원우가 종종걸음으로 뒤따랐지만 돌아온 것은 굳게 닫힌 문이었다.
김원우는 문가에 기대어 조심스럽게 문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서아야, 일부러 너를 놀리려던 건 아니었어.”
송서아는 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부러 놀리려던 게 아니라니?’
그럼 자신이 걱정에 눈물까지 글썽이고는 허둥지둥 약상자를 들고 온 모습은 꼭 바보나 다름없었다.
송서아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말이 없었다.
문밖의 김원우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하며 서성이다가 다시 한번 송서아를 불렀다.
“서아야, 듣고 있어?”
송서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답했다.
“들려, 하지만 지금은 너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김원우는 고개를 뒤로 젖혀 찌푸려진 미간을 비비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나하고 말하기 싫으면, 내가 서재로 갈게. 대신 혼자 욕실에 갇혀 있지 말고, 응?”
송서아는 입술을 달싹였으나 아무 말이나 꺼내기 전에 문밖에서 김원우가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렸다.
송서아는 문을 살짝 틈만 열어보았는데 김원우는 벌써 서재로 간 모양이었다.
9시 정각이 되자 강정숙이 야식을 들고 왔다.
“도련님께서 사모님이 저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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