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김원우는 좀 어색하고 뻘쭘한 표정으로 잠옷을 들고 있었다.
김원우가 조용히 말했다.
“잘 때 이걸 입는 게 익숙해서...”
그는 자기 침실을 송서아에게 내주려 했지만 잘 때 항상 입던 잠옷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몰래 침실로 들어갔다가 분위기가 어색해진 것이다.
김원우도 이런 이상하고 묘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그가 설명하려던 찰나, 송서아가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원우에게 다가갔다.
“왜 온몸이 다 젖었어요? 우산 없었어요?”
반짝이는 그녀의 눈빛에는 다소 걱정이 담겨 있었다.
김원우는 그녀의 앞에서 마치 잘못한 아이처럼 조용히 말했다.
“우산 썼는데도 밖에 바람이 너무 세서.”
김원우는 거짓말하기로 했다.
거짓말도 자주 안 해서 그런지 약간 부자연스럽기도 했다.
송서아는 이상한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허둥지둥 욕실로 가서 수건을 가져와 김원우의 머리를 닦아 주었다.
“조심하지, 그랬어요. 머리 안 말리면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머리부터 닦는 게...”
김원우의 얼굴은 순간 빨개졌다.
송서아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수건을 내려놓고 김원우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이미 감기 걸린 건 아니죠?”
눈이 마주치자 송서아는 진지하게 김원우의 표정을 살폈다.
그런데 쳐다볼수록 김원우의 얼굴이 점점 더 빨개졌다.
송서아는 점점 더 김원우가 감기 걸렸다고 확신했다.
“안 되겠어요. 얼른 뜨거운 물로 사워부터 해야겠어요.”
그녀는 말없이 김원우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했다.
이에 김원우는 멍한 표정이었다.
‘지금... 같이 씻자는 건가?’
송서아는 여전히 김원우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하고 있었다.
송서아는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에 김원우가 감기까지 걸렸으니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김원우는 처음으로 가만히 자기 침실에서 기다렸다.
송서아는 바쁘게 욕조에 물을 받아 수온을 확인했다. 김원우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김원우는 옆에 서서 마치 예술 작품을 보듯 송서아를 바라보았다.
‘이런 생활이 얼마 만인가... 꿈속에서 그리던 장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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