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비서의 기억 속에서 김원우는 늘 결단성이 있고 과감한 분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무기력한 순간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비서가 갑작스럽게 들어오자 김원우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곧바로 사람들 앞에 나설 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비서는 황급히 태블릿을 챙기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재빨리 떠났다.
문이 닫히자 김원우는 자신의 휴대폰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새로운 메시지 알림이었다.
그는 메시지를 볼 생각이 없었지만, 화면을 밀어 잠금 화면으로 바꾸려다 하얀 치자꽃 모양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는 온몸이 움찔해졌다. 그는 숨을 죽이고 메시지를 열었다.
송서아가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서아가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다니?’
김원우는 눈썹을 찡그렸다.
‘서아가 어떻게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할 생각을 했을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고 그런 거야?’
이 생각을 하자, 김원우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가슴을 감쌌다. 심장 부위에 칼을 맞은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박유준이 서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으니 서아는 박유준에게 돌아가기로 한 걸까?’
김원우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고, 손등의 핏줄이 솟아올랐으며 휴대폰마저 약간 변형될 정도였다.
‘서아는 정말로 마음을 정한 거야? 정말 박유준에게 돌아가기로 한 걸까? 그 남자는 분명히 그렇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데도 왜 서아는 그 남자에게 마음을 돌리는 걸까?’
김원우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김씨 가문에서 걸려 온 전화도, 몇 번이나 울려서야 겨우 받았다.
그는 기운이 없었고 목소리도 유난히 낮았다. 하지만 정연희는 요즘 업무가 바빠서 그런 것이라고 여기며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김원우는 결혼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혼식 전후의 시간을 모두 비우고 싶었던 그는 요즘 이 시간을 이용해 처리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
“오늘 저녁 약속 있어? 없으면 아줌마더러 주방에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라고 말해줄게.”
김원우의 찡그린 미간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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