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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정연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방금 전 흥분했던 탓에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졌던 것이다. 호흡을 가다듬은 뒤 그녀는 천천히 설명했다. “난 서아를 원망하려는 게 아니야. 그저 대체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건지 묻고 싶은 거다. 혹시... 너 때문이니?” 정연희는 송서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곧고 순진한 아이라 이런 중요한 순간에 변덕을 부릴 리가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자기 아들에게 있는 게 분명하다. 정연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원우야, 설마 네가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건 아니겠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수화기 너머에서 낮고 묵직한, 감추기 힘든 쓸쓸함이 묻어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제가 일곱 살부터 가장 바랐던 게 뭔지 아시잖아요. 제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정연희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에 대해선 누구보다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옛날 김원우는 송씨 가문에 직접 청혼하러 가겠다고 들뜬 마음으로 귀국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를 맞이한 소식은 송서아는 이미 다른 남자와 교제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 김원우는 끼니도 거르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오매불망 오로지 그녀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결국 송서아의 결혼 소식이 전해지고 말았다. 당시 정연희 부부는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했다. 혹여나 김원우가 무슨 극단적인 행동이라도 할까 봐 밤낮으로 그의 곁을 지켰다. 그러나 김원우는 누구도 만나려 하지 않았다.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꼬박 사흘 밤낮을 버텼다. 두 가문의 결혼식 열기가 모두 사그라들 무렵이 되어서야 방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겉보기엔 아무 일 없이 태연한 것 같았으나 가족들은 알고 있었다. 그때부터 아이가 점점 웃음을 잃어갔다는 것을. 원래도 날카로운 인상이었는데 더욱 차갑고 냉담해졌다. 기쁨도 슬픔도,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나 있지 않은 무표정한 얼굴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송시아를 태운 비행기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원우는 처음엔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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