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회장이 순식간에 들끓었고 이하린의 얼굴은 그 순간 싸늘하게 식었다.
입찰은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고 이하린의 스튜디오는 당연하게 최종 낙찰자가 되었다.
지하 주차장.
이하린이 막 차 문을 열려는 순간, 옆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와 그녀의 길을 막았다.
김재현이었다.
여전히 구겨진 정장을 입고 눈 밑엔 짙은 피로와 피할 수 없는 집착이 서려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김 대표?”
이하린은 차 문에서 손을 떼고 팔짱을 낀 채 차체에 기대며 비웃었다.
“베푸는 거야? 아니면 또 새로운 수법? 이런 식으로 재현 씨의 지고지순함이나 죄책감을 과시하려는 건가?”
“베푸는 것도 아니고 수법도 아니야.”
김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고 눈가는 비정상적으로 붉었다.
“내가 너에게 진 빚이야. 하린아, 내 모든 걸 가져가도 돼. 그게 마땅한 벌이니까. 난 그저... 그저 네가 그렇게까지 날 증오하지 않았으면 해서... 멀리서라도 널 볼 수만 있다면, 널 위해 뭐라도 할 수만 있다면...”
“헐.”
이하린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말을 들은 듯했다.
그녀는 몸을 곧추세우고 한 걸음씩 그에게 다가갔다.
하이힐이 바닥을 밟는 소리가 텅 빈 주차장에 또렷이 울렸다.
그녀는 한 걸음 거리에서 멈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이렇게 가까이서 김재현은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차갑고 맑은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기억 속의 따뜻한 향기와는 전혀 다른 냄새였다.
“김재현.”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아주 낮은 목소리였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칼처럼 이미 만신창이가 된 그의 심장을 찔렀다.
“재현 씨의 사랑은 역겨워.”
김재현의 몸이 크게 떨렸다.
“재현 씨의 참회는...”
그녀의 눈빛 속 혐오는 실체를 가진 것처럼 선명했다.
“한 푼의 가치도 없어.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차 문을 열던 그녀는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를 돌아봤다.
그 시선은 살을 에는 듯 차가웠고 결연함을 담고 있었다.
“재현 씨를 볼 때마다 내 오빠와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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