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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이하린은 김재현에게 강제로 빼앗기듯 그의 아내가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그녀를 목숨처럼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애 3년째 되던 해, 그는 그녀의 어머니를 거지들로 가득 찬 방에 가두고, 그녀의 오빠를 차 뒤에 묶어 끌고 가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그 모든 이유는 단 하나, 그녀가 전 세계 생중계 방송에서 자신의 작품이 표절이었다고 인정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많지 않아.” 김재현은 넓은 가죽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이대로 더 끌면 네 엄마랑 오빠가 버티지 못할 수도 있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이하린의 얼굴엔 한 점 핏기조차 없었다. “김재현...”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분명 강한별이 내 작품을 베낀 거야! 그런데 왜 꼭 내가 표절했다고 인정해야 해... 재현 씨 몰라? 디자인은 내 꿈이야! 내가 스스로 표절을 인정하면 내 커리어는 완전히 끝이라고!” 김재현은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 난 단지 한별이 이 일에서 깨끗하게 빠져나오기만 하면 돼.” “그 여자가 그렇게까지 중요해?” 이하린은 목소리가 떨렸고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재현 씨는 진실이 뭔지도 가리지 않아? 심지어 우리 엄마랑 오빠 목숨까지 걸고 나를 협박할 만큼 그 여자가 중요한 거야? 그럼 난? 재현 씨, 나는 뭐야? 지난 3년 동안 재현 씨 곁에 있던 나는 도대체 뭐였냐고!” 김재현은 눈물로 범벅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몇 초 침묵한 뒤 손을 들어 손끝으로 그녀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을 부드럽게 닦아냈다. 동작은 다정했지만 말은 잔인했다. “이미 다 알고 있잖아? 이하린, 넌 그저 내가 한별에게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쓰는 도구일 뿐이야.” ‘도구...’ 그 두 글자는 낙인처럼 이하린의 심장에 다가와 피부가 찢어지고, 뼛속까지 타들어 가는 고통이 느껴졌다. 그랬다. 지난 3년간의 사랑과 다정함은 전부 거짓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웃었다. 심장이 찢어질 듯 웃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3년 전, 이하린은 막 졸업하고 해든 그룹 디자인부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김재현은 그룹의 실권자였다. 젊고, 잘생겼고, 자산은 조 단위로 수많은 명문가 아가씨들이 선망하던 남자였다. 그런 그가 하필 그녀를 쫓기 시작했다. 그녀가 거절하자 그는 강제로 빼앗았다. 그녀가 피하면 친구와 동료들을 모두 매수해 도망칠 곳을 없앴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기자 돈과 협박으로 몰아붙여 남자는 끝내 울면서 이별을 고했다. “하린아... 미안해... 김 대표님이 그러는데 너랑 헤어지지 않으면 내 인생은 끝이래...”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자 그는 모든 걸 바쳤다. 디자인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개인전을 열어주었고, 위장이 약한 그녀에게 최고의 한의사를 불러 매일 직접 약을 달였다. 생일에는 유람선을 통째로 빌려 밤새 불꽃놀이를 했다. 심지어 한 번은 납치당한 그녀를 구하러 혼자 나섰다가 칼에 찔려 병원에서 죽을 뻔했지만 깨어난 뒤, 병상 옆의 그녀를 보며 한 첫마디는 이랬다. “하린아, 무서워하지 마. 나 괜찮아.” 그 순간, 이하린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가 진짜로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녀가 행복이 쭏 이어질 거라 믿던 순간, 강한별이 귀국했다. 김재현의 소꿉친구이자 강씨 가문의 딸인 강한별은 아름답고 우아한, 진짜 명문가 아가씨였다. 그녀는 이하린을 찾아와 웃으며 모든 걸 말했다. “저랑 재현이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어요. 재현이는 날 뼛속까지 사랑해요.” 강한별은 커피를 저으며 가볍게 말했다. “3년 전엔 결혼할 예정이었죠. 그런데 전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아서 잠깐 재현이를 시험해 봤어요.” 커피잔을 쥔 이하린의 손이 떨려왔다. “제가 떠나 있는 3년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나 연애하고 하늘 끝까지 사랑해 보라고 했어요.” 강한별은 연민 섞인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제가 돌아왔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저를 선택한다는 걸 증명하라고 했어요. 테스트에 통과하면 결혼하는 거죠.” 강한별은 웃었다. “그러니까 이하린 씨, 이하린 씨는 그냥 테스트용 도구였을 뿐이에요. 지난 3년의 사랑은 전부 제가 돌아왔을 때를 위한 연출이었죠.” 이하린은 믿지 않으며 미친 듯이 김재현을 찾아가 눈이 붉어진 채 물었다. “재현 씨, 강한별이 말한 게 사실이야?” 김재현은 오래 침묵하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두 글자가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는 그들의 ‘테스트’에 끌려 들어갔다. 강한별과 함께 교통사고가 났을 때 김재현은 강한별부터 구하며 피투성이가 된 그녀는 외면했다. 강한별이 그녀를 끌고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도 그는 강한별부터 구해서 결국 그녀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디자인 대회에서 강한별은 고의로 그녀의 작품을 베꼈다. 완전히 똑같은 두 작품을 두고 여론은 들끓었다. 김재현은 주저 없이 이하린에게 전 세계 생중계로 자신이 표절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하린이 거부하자 그는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를 인질로 삼았다. “내가 떠날게...” 이하린은 울며 애원했다. “김재현, 다시는 재현 씨를 보지 않을게. 제발 엄마랑 오빠만은 놔줘...”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김재현은 차갑게 말했다. “넌 이미 테스트의 일부야. 한별이 내 사랑을 확인할 때까지 버텨야 해.” 잠시 멈추던 그는 부드러운 척 덧붙였다. “끝나면 큰돈을 줄게.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 “돈 필요 없어...” 이하린은 그의 바짓자락을 붙잡고 무릎 꿇었다. “나랑 우리 엄마랑 오빠만 살려줘...” 김재현은 그녀를 보며 잠깐 흔들렸지만 이내 다시 냉정해졌다. 그는 휴대폰 두 개를 던지며 말했다. “직접 봐.” 이하린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었다. 첫 번째 화면엔 오빠가 오프로드 차량 뒤에 묶인 채 험한 산길을 끌려가고 있었는데 몸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피투성이였다. “오빠!” 두 번째 화면엔 어머니가 낡은 방에 갇혀 있었고 열댓 명의 거지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옷을 찢고 있었다. 어머니의 울부짖음과 거지들의 흉측한 웃음소리가 뒤섞였다. “엄마... 엄마...” 이하린은 온몸이 떨려 와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지금 선택해.” 김재현의 목소리가 위에서 내려왔다. “커리어랑 가족 중 하나만 선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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