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화
박은영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이미 복잡한 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운데, 그의 등장에 그녀의 눈에는 의혹과 혼란이 어렸다.
"왜 여기 있어요?"
유태진은 천천히 수술중이 켜진 조명을 바라보았다.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나?"
그녀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담담하게 대답했다.
박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그의 등장으로 더 흐트러졌다.
"유 대표님,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그녀는 돌려 말하는 걸 원치 않았다.
유태진은 그제야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진지하게 관찰하던 그의 눈에 비친 박은영은 얼굴이 더 작아지고 턱선이 날카로워진 모습이었다.
"너랑 같이 있으려고 왔어."
박은영은 미간을 더 찌푸렸다.
"우리 삼촌 수술 날짜 어떻게 알았어요?"
"할머니께서 네 SNS에 병원 사진 올린 거 보시고 연락이 안 된다고 해서 와보라 하셨어."
박은영은 그제야 유태진이 온 이유를 알았다.
"할머니께 괜찮다고 전해주세요.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요. 유 대표님 시간 더 뺏지 않을게요."
공손한 말투지만 어조는 차가웠다.
유태진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박은영, 너 언제쯤 강한 척하는 버릇 고칠 거야?"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관심보다는 단순한 지적에 가까웠다.
박은영은 오늘따라 그와 다툴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대답 대신 옆자리로 몸을 비켰다.
둘 사이에 한 사람이 앉을 만한 간격이 생겼다.
유태진은 개의치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죽은 듯이 잠잠했다.
중간에 유태진의 휴대폰이 여러 번 울렸지만 모두 무시했다.
박은영이 돌아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던졌다.
"할머니 얘기 꺼내지 마요. 태진 씨가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 칼을 목에 걸어도 안 할 거잖아요. 그냥 대충 할머니를 달래고 싶으면 달래요. 오늘 일부러 와서 '내가 같이 있어 주겠다'는 식의 예쁜 말도 필요 없고,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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