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5화
박은영의 심장박동이 살짝 느려졌다. 권이준의 눈을 마주친 그녀는, 그의 시선에서 과도한 호기심이나 불편한 질문 의도가 없음을 확인했다. 단순히 보고서 한 마디 던진 것뿐이었다.
"네, 갔어요."
그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유태진과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오해하지 말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불필요한 변명을 원치 않았다.
이미 본 것을 굳이 해명할 필요는 없었다.
차라리 대화를 여기서 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권이준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박은영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유태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당연히 그건 그녀의 사적인 일이었고, 권이준에게 상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앞으로 24시간 정도는 가족분들께서 조금 수고하셔야 할 수도 있지만, 선생님께서 본원에서 받으시는 치료 등급을 고려해 전문 간호사가 상주하며 도움을 드릴 예정입니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는 환자 보호자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었다.
박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긴 수술 기다림으로 인해 긴장이 풀린 상태였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권이준이 시계를 확인하던 중, 박은영의 목에서 맺힌 땀방울을 발견했다. 저혈당이나 긴장 때문일 것이다.
그는 시선을 2초간 머문 후 돌렸다.
그가 건넨 과일맛 우유가 아직 개봉되지 않은 채 놓여있는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환자를 돌보기 전에 본인부터 잘 챙겨야죠."
박은영은 사지에 힘이 빠진 상태였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며 감사를 표했다.
권이준은 간단히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복도 구석으로 걸어가던 그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
유태진 같은 지위의 인물이, 하루가 다 바쁜 사람이, 오늘 병원에서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다. 박태욱 수술이 진행된 그 수술실에는, 오늘 그 한 건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유태진은 정말 박은영을 기다리러 온 건가?
무슨 이유로? 어떤 신분으로?
지난번 권씨 가문 연회에서, 유태진은 서연주를 동반했고,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을 천생연분이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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