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화
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수혁도 이미 상양 쪽에서 공개한 증거를 확인했다. 도운수의 개인 이메일이었는데, 거기엔 2년 전 도운수가 보관했던 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몇 년 몇 월 며칠, 심지어 몇 시 몇 분까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박은영이 상대 측의 초기 코드를 살펴보더니 정말로 자기 코드 일부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다 도운수의 메일에는 대략적인 기술안까지 있었고, 그것이 비전의 일부 핵심 기술 포인트와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니 사안이 꽤 심각해졌다.
“메일이야 데이터든 내용이든 시간 기록이든 컴퓨터로 얼마든 조작할 수 있어. 하지만 코드와 기술안 같은 건 상대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
하수혁이 책상을 두드리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박은영 역시 그의 뜻을 이해했다.
완전한 비행제어 시스템은 워낙 복잡해서, 초기 코드 위에 수많은 기술 포인트를 반복해서 쌓아가야 한다. 설령 이번에 겹쳤다는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아니더라도 일단 일치한다면 표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상양에서 성명을 발표했어요.”
심가희가 문을 열고 들어와 태블릿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박은영이 화면을 확인하곤 피식 웃었다.
비전과 상양 간의 표절 사건이 이미 여론 속에서 커지고 있었다.
상양의 성명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상양은 반드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입니다. 성실히 일해 온 엔지니어와 기술자의 노력이 도용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국가 지식재산권 특허재심위원회에 비전의 해당 비행제어시스템 특허 무효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
이 성명은 사실상 비전을 여론에 매단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여론의 흐름도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마치 우리가 훔친 것처럼 몰아가네! 그 코드가 원래 누구 건데? 은영이가 처음 작성한 거잖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포장하기는!”
심가희가 분노하며 욕을 내뱉었다.
하지만 문제는 부분적이라도 겹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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