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화
유태진의 시선이 컴퓨터 화면에서 정하늘 쪽으로 옮겨졌다.
서연주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하늘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녀는 자기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정하늘 역시 자신이 잠을 설쳐 환각이라도 본 게 아닌지 의심하며 휴대폰을 유태진과 서연주 눈앞에 내밀었다.
“비전이 새 성명을 냈어요. 전부 다 읽어봤는데 이번 건 표절 문제에 대한 해명은 단 한 줄도 없어요. 그냥 박은영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말뿐이에요.”
서연주는 고개를 숙여 내용을 확인했고 표정이 점점 더 굳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연주 씨 제안에 그렇게 비웃더니, 금세 박은영을 내세웠네요. 이건 대놓고 희생양으로 세운 거잖아요.”
정하늘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이 시점에서 누군가를 밀어내면 그 사람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서연주는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굴렸다.
그녀는 하수혁과 박은영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토록 전폭적으로 자원을 몰아주던 하수혁이 어떻게 박은영을 희생시킨단 말인가?
정하늘은 이미 결론을 내렸다.
“비전도, 하수혁도 박은영을 버린 거예요.”
지금 박은영을 내세운다는 건 상양의 공격이 곧장 그녀 한 사람에게 집중되도록 만드는 것 아닌가.
서연주도 딱히 부정할 수는 없었다.
적어도 현재 상황만 보자면 하수혁이 박은영을 내쳐서 회사 전체를 지키려 한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결국, 대의를 앞에 두고는 하수혁 역시 냉혹해질 수밖에 없는 거였다. 박은영은 그에게 그저 잠시 신선했던 존재일 뿐일지도 모른다.
유태진은 성명서를 흘긋 본 뒤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며 느긋하게 말했다.
“이번 성명에는 표절 여부에 관한 건 전혀 없고 그저 박은영이 개발자라는 사실만 명시했어. 꼭 너희가 생각하는 뜻은 아닐 거야.”
정하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답은 뻔하지 않아? 하수혁이 박은영을 버렸다고 믿을 거야, 아니면 정말로 박은영 혼자서 저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믿을 거야. 뻔하잖아.”
서연주는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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