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박은영은 사실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지금 서연주가 이런 곤경에 빠지자 그제야 유태진이 직접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평소라면 꼭 비서 조기현을 시켜 연락하게 하며 마치 자신의 번호를 절대 알려주고 싶지 않은 듯 행동하던 그였다. 그런데 지금은 서연주 문제를 수습해야 하니 그런 체면 따윈 내던진 모양이었다.
결국 요지는 단순했다. 서연주를 더 이상 추궁하지 말라는 부탁. 그런 전화를, 박은영은 애초에 받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야?”
심가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고 하수혁도 시선을 돌렸다.
박은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유태진.”
그 이름이 나오자 심가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벌떡 일어나 탁자를 치며 쏘아붙였다.
“참! 비전이 욕을 먹고 네가 ‘꼭두각시’처럼 이름이 박혀서 상양한테 고소당할 때는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더니 정작 서연주가 휘말리니까 바로 전화부터 해? 이게 뭐야? 차별도 이런 차별이 어딨어!”
단 한 번 얼굴조차 내밀지 않던 그가 서연주에게만은 이렇게 직접 반응하다니.
박은영은 담담히 어깨를 으쓱였다.
“상관없어.”
그러고는 시계를 흘깃 보며 물었다.
“상양 쪽 직원들, 전부 조사 들어갔어요?”
하수혁은 문서를 넘겨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진행 중이야. 우리 쪽에서도 다 협조했고 5년 전 기록부터 완성된 최적화 버전까지 전부 증거로 제출했어. 표절 논란은 이미 무너졌지. 이제 남은 건 기밀 불법 취득, 명예훼손, 그리고 침해 관련해서 형사 책임을 묻는 것뿐이야.”
건건이 쌓아 올린 혐의, 이제 작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태진도 직접 나서서 전화를 걸어올 리 없었다.
형사 사건, 잘못 대응하면 서연주는 감옥행을 피하기 어렵다. 그들은 지금 불안에 떨고 있을 것이다.
박은영은 처음부터 적당히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미끼로 삼은 덕분에 상양은 더 성급하게 행동했다. 그녀를 겨냥해 신속히 소송을 걸고 각종 플랫폼에 성명서를 뿌려 수많은 조회수와 공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곧 증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