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화
화요일, 박은영은 시간을 조율해 로열 그룹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날 오후, 정하늘이 잠시 짬을 내 서연주를 데리고 로열 그룹에 들렀다.
요 며칠 동안 서연주는 말 그대로 진이 다 빠진 상태였다.
새벽까지 협력사와 통화하며 계약 해지 문제를 조율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 상양 시스템을 출시했을 때만 해도 당시 비전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오히려 상양은 새로운 계약을 여럿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도운수가 주도한 그 시스템이 비전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상양은 즉시 사용 중단 명령을 받았다.
그 여파는 뻔했다. 계약 해지야 기본이고 협력사 측 손실까지 상양이 전부 떠안아야 했다.
서연주는 그나마 남아 있는 협력사라도 붙잡으려 애썼다. 더 터지면 회사 자금줄 자체가 막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태진 씨랑 통화했는데 오후에 일이 있다고 하더군요. 조금 기다리실래요?”
정하늘은 서연주가 처한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녀가 직접 감당해야 할 일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괜찮아요. 저는 그냥 계약 관련해서 몇 가지 조언을 얻으려고 온 거예요.”
서연주는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정하늘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차라리 태진이한테 맡겨서 한 번에 정리하시는 게 어떨까요? 지금처럼 혼자 끙끙 앓으면서 버티실 필요는 없잖아요.”
사실 서연주는 전형적인 기술형 인재였다. 경영에는 익숙하지 않았고 이번처럼 큰 사건이 터지면 버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일은 제 불찰이니 제가 직접 처리하는 게 맞아요. 그래야 교훈도 되고... 그리고 항상 태진 씨한테만 의지하고 싶진 않아요.”
서연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상양의 자금은 이미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었다. 필요하다면 어머니 허윤정 쪽에서 돈을 마련해 메꿔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은영 씨 쪽은 뭐라고 하던가요?”
정하늘은 여전히 이번 사건의 급격한 반전이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처음에는 은영 씨를 희생양으로 세운 줄 알았는데 사실은 화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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