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화
하지만 서연주의 마음은 뒤숭숭했다.
‘심해준은 도대체 왜 일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거지? 결국 오늘 내가 억지로 박은영한테 비교당한 꼴이잖아.’
하지만 서연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고개만 끄덕인 뒤 곧장 유태진을 찾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유태진은 저쪽에서 몇몇 학술계의 거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불쑥 외쳤다.
“유 대표님, 박은영 씨의 옆에 서 주시죠. 다 같이 사진 한 장 찍읍시다.”
순간 서연주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박은영도 그 말에 고개를 들었고 시선이 스친 자리에서 유태진 역시 눈길을 보냈다.
박은영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속으로는 거부감이 일었다.
이런 상황은 박은영도 별로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체 사진은 곧 공개될 텐데 그때 유태진과 자신이 함께 찍힌 모습이 알려지면 의논의 초점이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은영이 대답할 틈도 없이 유태진의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괜찮습니다. 저는 빠지겠습니다. 여러분끼리 찍으시죠.”
유태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박은영은 그제야 안도하며 몸을 돌렸고 그 순간 멀리서 서연주와 눈이 마주쳤다.
유태진의 태도를 들은 서연주의 얼굴이 곧장 부드러워졌다가 곧 차갑게 굳었다.
‘결국 박은영이 아무리 주목을 받아도 유태진은 나만 생각하는 거야.’
서연주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며 박은영을 차갑게 노려보았고 박은영도 그제야 깨달았다.
유태진이 굳이 학술적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빠진 게 아니라 서연주가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겉으로는 흠 잡힐 데 없는 태도였지만 유태진의 속내는 명확했다.
멀리서 그 장면을 본 하수혁은 미간을 좁히며 중얼거렸다.
‘유태진은 서연주의 감정 하나하나까지 챙기는군. 은영 때문에 서연주가 질투라도 할까 봐 저렇게 바로 선을 긋다니...’
하지만 박은영은 차라리 그게 더 편했기에 시선을 거두고는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다.
단체 촬영이 끝난 뒤에는 학생들이 줄지어 다가와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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