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2화
아까 술병이 깨지면서 튄 유리 조각에 베인 모양이었다.
박은영은 다시 약상자에서 알코올 솜 하나를 꺼내 들었다.
“고개 좀 옆으로 돌려봐요.”
유태진은 순순히 고개를 돌렸다.
박은영이 상처 부위를 자세히 보기 위해 몸을 숙였다.
살갗에 솜이 닿자 유태진의 목젖이 불규칙하게 오르내렸다.
그 반응에 손을 멈칫한 박은영이었지만 그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 옆으로 끌어당겼다.
“됐어. 내가 할게.”
“그게 보이기나 하겠어요? 아파요?”
“아니. 네 숨소리가 거슬려.”
느긋하게 다리를 벌리고 앉은 유태진이 손에 들고 있던 요오드 약품을 툭 뜯어 상처에 툭툭 갖다 대기 시작했다.
“뭐라고요?”
박은영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남자를 쳐다봤다.
“그게 거슬릴 게 뭐가 있어요.”
그러자 유태진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좀 예민해.”
잠시 침묵하던 박은영이 해탈한 얼굴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 이런 사람이었지.’
주먹을 쥐었다 편 그녀는 유태진과 말싸움할 마음을 접고 꺼냈던 의료용품들을 조용히 정리해 다시 약상자에 넣었다.
“알아서 해요.”
약상자를 빤히 쳐다보던 남자가 물었다.
“여기가 병원이야? 약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꽤 큰 사이즈의 약상자였다.
첫 번째 칸은 외상 응급 처치 용품, 두 번째와 세 번째 칸은 각종 건강 보조제와 유리병에 담긴 다양한 약들이 종류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박은영은 정말로 그것들을 전부 구분할 줄 알았다.
“난 내 몸을 아끼니까요. 영양제는 많을수록 좋아요.”
그녀가 태연하게 받아치며 약상자를 수납장에 넣었다.
다시 거실로 돌아온 박은영은 그제야 유태진이 신고 있는 슬리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검은색 에르메스 가죽 슬리퍼.
딱 봐도 집에서 신고 나온 차림.
옷도 집에서 입는 것 그대로였다.
“왜 이렇게 입고 왔어요?”
유태진이 손등에 붙은 멸균 패드를 한번 눌러보며 느긋하게 대꾸했다.
“너 보러 오는 데 정장이라도 입고 와야 돼? 주의할게.”
박은영은 남자가 일부러 비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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