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3화
박은영은 그동안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그날의 일은 자신이 결국 이득을 본 쪽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내막이 어떻든 결과적으로 이익은 주씨 가문이 챙겼고 손해는 유씨 가문이 입었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더 깊이 파헤칠 이유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흐릿해진 기억은 그대로 덮어두고, 거센 흐름에 휩쓸리듯 살아가며 많은 문제를 자연스레 외면해 버렸다.
그러나 오늘 다시 옛일이 언급되면서, 그 시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들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유태진은 단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 그날, 어떻게 자신이 6606호실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박은영이 불쑥 그 질문을 꺼내자 그의 손동작이 멎었다.
유태진은 차 키를 굴리던 손가락이 천천히 멈추더니 잠시 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알고 있었어.”
박은영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눈을 내리깔고 말을 이었다.
“나한테 흑심 품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었지. 그렇다고 해서 누구든 내 머리 위에서 놀 수 있는 건 아니야.”
세상엔 기회를 노리고 달려드는 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은영만은 예외였다. 나머지는 모두 비밀리에 처리됐다.
“주 회장이 그런 짓을 꾸미지 않았다면 주씨 가문이 감히 우리 유씨 가문을 넘볼 수 있었겠어? 애초부터 격이 맞지 않는 상대였지. 그땐 너와 나 사이에 아무 감정도 없었고. 하지만 일이 터진 이상, 오히려 명분이 생긴 거야. 결과만 놓고 보면 결코 나쁘지 않은 계기였던 셈이지.”
과정을 묻는 박은영에게 그는 결과만을 내밀었다.
더 이상 어떤 설명도 덧붙이지 않은 채, 단호한 답을 남기고 차에 올라탔다.
박은영은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럼...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 내가 아니라, 태진 씨가 스스로 발을 들인 거였어?’
곧바로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을수록 마음 한편에 한 가지 생각이 점점 선명해졌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쉽게 덫에 걸려들 수 있겠어. 게다가 그땐 서로 제대로 알지도 못했는데.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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