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9화
지금의 박은영 상황은 유태진에게 말 그대로 두 번의 벼락같은 충격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불치병에 걸렸고 완치 가능성은 거의 없는 데다가 이제는 아이를 가질 수도 없게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오직 아내의 건강만을 바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수술 일정은 잡았어?”
유태진이 낮게 물으며 목울대가 여러 번 불안하게 움직였다.
권이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전에 날짜는 잡아 뒀어. 상태 봐선 곧 진행할 수 있을 거야.”
유태진이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럼 은영이는 어떤 치료 방식을 원해?”
권이준은 박은영의 평소 태도를 떠올리며 조심스레 대답했다.
“은영 씨 성격이라면... 아마 끝까지 버텨보려고 할 거야. 가능성이 희박해도 한 번은 걸어보겠다는 쪽이지.”
“자궁, 그냥 바로 들어내면 안 돼?”
유태진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끊겼다. 권이준은 순간 놀라 눈을 들었다.
그제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유태진의 눈빛 깊은 곳에는 흔들림 하나 없는 결심이 있었다. 세상 어떤 것도 박은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권이준이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은영 씨 대신 결정하겠다는 거야?”
“은영이가 살아 있는 게 제일 중요하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겠어.”
유태진은 벽에 주먹을 댄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쉰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단 한 점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어떤 위험도 어떤 불행도 은영이에게 닿게 둘 생각이 없었다.
권이준의 말은 여전히 냉정했다.
“수술이 실패하면 은영 씨한테 남은 시간은 길지 않을 거야.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됐고 작은 충격에도 버티기 힘든 상태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유태진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원인 중 하나가 자신이었다. 유람선에서 그날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결과는 달라졌을까.
그는 누구보다 박은영을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냉정하고 단단하지만 속은 유리처럼 여리고 따뜻했다.
가족이라 부를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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