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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박은영은 더 이상 유태진의 비난을 따지지 않았다. 그는 그때, 박은영의 진심을 들을 자격조차 없었다. 유태진은 잠시 입술을 달싹이다가 낮게 말했다. “권이준이 말해 줬어.” 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후회와 죄책감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박은영은 놀라지 않았다. “그래요. 이제 다 아셨겠네요.” 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와서 따지고 설명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일은 끝내 그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유태진의 눈빛이 깊어졌다. “은영아, 나랑 같이 해외로 가자. 치료받자, 응?” 이제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그는 병의 단계와 수술 후의 위험성 그리고 결과의 불확실함까지 의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팠다. 그 어떤 일도 허락할 수 없었다. 박은영에게 다시는 불행이 닥치게 해선 안 됐다. 방법이 뭐든, 돈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었다. 그저 그녀가 다시 건강해지기만을 바랐다. 아직 용서받지도 못했고 그녀가 원하던 삶을 되찾게 해주지도 못했기에 유태진은 더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박은영은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 눈 속에는 고통과 후회, 그리고 미안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 시선이 너무 뜨거워, 오히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박은영은 짧게 숨을 고르고 조용히 말했다. “이준 씨는 훌륭한 의사예요. 이미 치료 계획은 다 상의했고요. 그분은 암 전문이라 믿을 수 있어요.” 유태진은 그 말을 듣고 입술을 깨물었다. ‘은영아, 제발... 자궁은 그냥 들어내자. 보존 치료 같은 건 하지 말고... 제발 살아 줘.’ 그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그는 결국 삼켰다. 그녀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그건 단순한 수술 문제가 아니었다. 존재의 일부를 잃는 일과 다름없었다. 그때, 병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암이라고...? 무슨 암이야?” 문 앞에는 주도영이 서 있었다. 얼굴은 잿빛이었고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분명 문밖에서 모든 얘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아까 유태진이 박은영을 안고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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