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4화
“도영 오빠에 대한 감정은 가족으로서의 애정일 뿐이에요. 그걸 저희 결혼생활에 끌어들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박은영의 목소리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유태진 앞에서, 이제 그녀도 마지막으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건... 태진 씨가 오해한 부분이에요. 그때의 저는 미련도, 마음도 다 정리했어요. 적어도 그 3년 동안 제 마음은 오로지 당신뿐이었어요.”
유태진의 눈가에 붉은 기운이 번졌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만을 바라봤다.
박은영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태진 씨, 저는...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 3년 동안, 그녀의 마음은 한결같이 그에게 닿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감정을 깊이 묻어두는 사람이었다.
‘뭐?’
남들에게는 가볍게 들릴 수도 있는 그 한마디가, 유태진의 가슴에는 천둥처럼 내리꽂혔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던 시간들, 그 모든 날들을 그는 오해로 덮어버렸다.
...
그녀는 하루 종일 무리한 탓에 결국 잠에 빠져 버렸다.
유태진은 그 곁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멎었지만, 그의 세상은 여전히 그 마지막 한마디 속에 머물러 있었다.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 한마디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유태진은 고개를 숙여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단단히 묶여 있던 마음이 서서히 풀려나갔다.
그는 깊이 잠든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오랜 시간 곁에 함께했다.
그녀의 병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두려웠다. 그녀가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까 봐, 이 고요한 순간이 마지막이 될까 봐.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은영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울리는 전화를 받기 위해 병실 밖으로 나섰다.
“유 대표님, 아까 말씀하신 병원 건,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좋아. 해당 병원의 모든 부서 관리진과 간호사, 보안요원까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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