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1화
유태진은 박은영의 손목을 놓고 한발 물러선 뒤, 나혜주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그는 나혜주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박은영의 병세, 아이 문제, 생일잔치에서 벌어진 소동, 그리고 이효정의 태도까지...
모든 것이 그녀가 자신에게 점점 더 냉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유태진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차 문에 몸을 기댄 채 담배 한 갑을 꺼내 들었다. 원래 비흡연자였지만, 요즘은 심란한 날이 잦아 잠시라도 이렇게 해야 숨통이 트였다.
무엇보다 박은영 앞에서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됐다.
그녀에게만큼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어야 했다.
자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간, 그녀의 병세와 겹쳐 더 큰 두려움만 안겨 주게 될 터였다.
그렇게 유태진은 한참이나, 다리가 저릴 만큼 자리를 지켰다.
박은영의 몸은 여전히 불안정했고, 나혜주와 박태욱의 마음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지금은 억지로 곁에 매달릴 때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간다 해도 잠들 수 없으리라는 걸 잘 알았다.
차라리 근처에서 밤을 지새우며, 혹여 무슨 일이 생기면 곧장 달려갈 수 있는 거리가 오히려 마음을 놓이게 했다.
다만 그녀가 혹시라도 눈치채고 부담을 느낄까 두려워, 차는 일부러 조금 더 멀리 세워 두었다.
...
샤워를 마친 박은영은 곧장 나혜주를 찾아가 자리에 앉혔다.
“할머니, 사실 말씀드려야 할 게 있어요.”
그녀는 나혜주의 손을 꼭 잡은 채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날 의사를 데려온 건 태진 씨예요. 삼촌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태진 씨 덕분이에요.”
그녀는 이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그 이후의 평가는 오롯이 나혜주의 몫이라 생각했다.
“네가 데려온 줄 알았다만...”
박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분을 귀국시킨 건 태진 씨예요. 아니었다면 애초에 만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그 말에 나혜주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럼, 우리가 빚을 졌다는 얘기구나.”
박은영은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말을 이었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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