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4화
배근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배승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호화로운 환경에 둘러싸여 고단함이란 말을 알지 못한 채 자라난 아이...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었고, 어디를 가든 부축과 찬사가 따라붙었다.
그래서 지금껏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마약 중독 재활센터에 감금된다는 건 곧 자존심과 체면을 처참히 짓밟히는 일이었다.
유태진은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배승연은 평생 흠집 하나 없는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애초부터 퇴로가 없었다.
‘칼날은 가장 아픈 곳을 겨눌 때만, 뼈저린 고통을 남기기 마련이지.’
그 결심이 굳어지자, 배서훈의 격렬한 반발은 더 이상 유태진의 귀에 닿지 않았다.
유태진의 시선은 곧장 박태욱에게로 향했다. 차가운 눈빛이 그의 숨통을 죄어왔다.
“물론 부가 조건이 있습니다. 이 3년 동안은 배씨 가문이든 윤씨 가문이든, 승연 씨에게 어떤 특혜도 줄 수 없습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철저히 개조를 받아야겠지요.”
마지막 남은 퇴로마저 닫아버린 순간이었다.
그제야 배서훈은 깨달았다.
겉으로는 점잖은 미소를 머금은 이 남자가, 실상은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그의 목적은 단 하나, 배승연을 끝까지 짓밟는 것이었다.
“유 대표님, 그 말은 저희 배씨 가문과 윤씨 가문을 적으로 돌려도 괜찮다는 겁니까?”
배서훈은 비웃듯 말했지만, 목소리 끝은 떨리고 있었다.
그의 귀에는 이번 방문이 박은영의 유산 문제를 빌미로 한 보복처럼 울려왔다.
‘그저 태아를 둘러싼 다툼이었을 뿐인데... 어쩌다 일이 이토록 비정하게 흘러버린 거지?’
유태진은 천천히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럼 뭐 하나 묻죠. 승연 씨가 저지른 일을, 배씨 가문과 윤씨 가문이 모두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제가 드린 제안은 오히려 두 가문의 체면을 지키려는 방법입니다.”
말끝에 유태진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
“어쩌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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