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5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박은영도 두려웠다.
그들이 있는 곳 자체가 위험한 곳이었다. 거기에 쿠르의 추격까지 더해진다면 유태진이 무사히 탈출할 확률은 극히 희박했다.
공포감이 서서히 밀려오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더니 이따금 날카로운 통증까지 느껴졌다.
박은영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배서훈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박은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둘이 어긋났으면 어긋난 거죠, 왜 억지로라도 함께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은영 씨, 정신 차려요. 남자의 본성은 원래 열등한 거예요. 그런 근성은 억지로 교화시킨다거나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한 번 했는데 두 번을 못 하겠어요?”
배서훈 역시 박은영이 아직 유태진의 위험이나 죽음을 당장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이 일에 예상치 못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유태진이 죽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은영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차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녀는 직접 유태진을 찾고 싶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태진이 아직 무사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박은영의 단호한 모습에 배서훈이 표정을 굳히며 호주머니 속에 꽂아줬던 손가락을 비볐다. 그러고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성큼성큼 뒤따라가 박은영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다른 한 팔로 그녀를 들어 올렸다. 그렇게 박은영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배서훈을 발로 밀어내 보려 했다.
하지만 배서훈은 그저 인상만 찌푸릴 뿐, 개의치 않고 박은영을 품에 안은 채 별장 쪽으로 걸어갔다.
박은영은 화가 치밀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양손으로 배서훈의 옷깃을 쥐어뜯을 듯 끌어당기며 말했다.
“이거 놔! 내 몸에 손대지 마!”
오늘 밤, 배서훈은 확실하게 박은영의 감정을 자극해 버렸다.
그녀는 절대적인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고 이성적으로 배서훈을 상대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박은영은 지금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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