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5화
심준영은 이런 화제로 더는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는지, 심가희를 끌고 차 쪽으로 갔다.
그는 차 문을 열어 안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꺼냈다.
심가희가 고개를 숙여 보니, 놀랍게도 전에 사라졌던 그 부적이었다.
그녀가 꼬박 밤을 새워 산을 오르며 그를 위해 구해온 것이었다.
그걸 다시 찾아오다니.
심준영이 그녀의 눈앞에서 그것을 흔들어 보였다.
“찾아왔어. 이제 만족해?”
그는 원래 남을 달래는 데 소질이 없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자신도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했다.
심가희는 멍하니 그 부적을 바라보았다.
한참 뒤, 그녀가 시선을 돌렸다.
“짓밟혔던 마음은 다시 찾아와도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것 같을 뿐이에요. 당신도 찜찜하고, 저도 불쾌해요.”
그녀는 심준영이 내민 화해의 손길을 받아주지 않았다.
심가희는 그 말을 남기고 굳어지는 심준영의 표정을 무시한 채 그대로 돌아서서 가버렸다.
심준영은 심가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그 부적을 꽉 쥐었다.
하지만 그는 금세 무표정한 얼굴로 차에 올라탔다.
심가희가 투정을 부린 게 한두 번도 아니었고 매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스스로 털고 일어났으니까.
그녀가 결혼식을 놓칠 리 없었다.
그녀는 그를 놓지 못할 것이다.
심지은과의 일에 대해서는...
심가희가 무리하게 떼를 쓰는 것이었다.
그가 심지은에게 잘해주는 데는 심가희의 탓도 있었다.
...
심가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과 이 모든 일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한서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일단 고객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엄마를 기다렸다.
그렇지만 마음속으로는 계속 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심준영이 하수혁을 언급한 일.
너무 황당했다.
심준영이 자신과 심지은의 문제를 흐리려고 일부러 하수혁을 끌어들인 게 분명했다.
하수혁과 그녀는 지금껏 순수한 우정이었고, 그 역시 자신을 그저 좋은 친구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저녁 무렵, 한서영이 쇼핑백을 잔뜩 들고 돌아왔다.
심가희가 소파에서 일어섰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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