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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식탁 위에는 아직 웃음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때, 심가희가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예상치 못한 한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심가희는 고개를 들며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저 이 결혼, 못 하겠어요.” 짧고 단호한 말이 공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했다. 식탁 위를 감돌던 온기가 사라지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심호영의 얼굴빛이 굳어지고, 심태호는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문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나마 나희수만이 끝까지 평정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잔을 들어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눈빛은 이미 모든 상황을 계산해 둔 듯했다. “가희야?” 한서영은 딸의 낯선 기운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가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저랑 준영 씨 인연은 여기까지예요.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요. 저도 더는 이 관계로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이 결혼식은 취소하려고 해요.” 그녀는 이미 심호영에게 심준영과의 일을 털어놓았다. 심호영이 그 사실을 심태호에게 직접 전하길 바랐지만, 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서둘러 진행하려 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모든 걸 밝히기로 결심했다. “너,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준영이가 이미 동의까지 했는데 네가 이렇게 철부지처럼 굴면 되겠어?” ‘이제 와서 결혼을 안 하겠다고? 절대 안 되지.’ 옆에 있던 심태호가 서둘러 손을 내저었다. “진정해, 호영아. 가희가 아마 준영이랑 잠깐 다툰 모양이야. 그래도 둘이 어릴 때부터 붙어 다녔잖아. 금방 풀릴 거야. 우리가 괜히 나설 일은 아니야.” 그 말에 심가희는 속이 뒤틀렸다. 모두가 믿고 있었다. 그녀와 심준영이 함께 자라며 쌓은 오랜 정은 결코 변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변한 건 그녀가 아니라, 심준영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다. “저, 진심이에요.” 심가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 어떤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었다. 심호영은 결국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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