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유수진, 주이찬의 몸을 돌보지 않는 태도에 분노하다
남자는 흰 셔츠에 맞춤 제작된 슈트 바지를 입고 있었다. 간단한 차림새였지만 오히려 기품이 돋보였다.
두 무릎 위에는 까만 노트북이 놓여 있었고 이어폰을 꽂은 채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남자는 누가 차에 탄 것도 모르는 듯, 시선은 오로지 노트북에만 고정돼 있었고 부하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유수진은 눈을 크게 뜨고 믿기 힘든 듯한 표정으로 도지후를 바라보았다.
‘뭐지? 전엔 내가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주이찬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하더니. 그래서 허민영의 표정이 그렇게 안 좋았구나.’
도지후는 능청스럽게 웃었다.
“왜 안 타?”
“참으로 고맙네.”
유수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천만에. 그래도 예전부터 아는 사인데 내가 어떻게 널 길바닥에 세워둘 수 있겠어.”
도지후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찰나의 순간, 유수진은 진심으로 그에게 자신의 주먹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너도 정말 애썼네. 이찬이가 날 광고 촬영장에 데려다주는 길에서도 이렇게 마주치다니.”
허민영은 비아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도지후는 눈짓으로 허민영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일부러 시비를 걸려는 게 아니라 어차피 아는 사이니까 한 번 태워주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이나 어떤 일은 차라리 계속 부딪치는 게 덜 예민해진다고 생각했다.
전처럼 피해 다니고 숨기고 억누르는 게 더 위험했다.
유수진은 요즘 어디서든 주이찬과 마주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차가 달리는 동안, 주이찬은 단 한 번도 유수진을 보지 않았다.
유수진은 괜히 어색해졌다.
아침에 주이찬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고 연락처도 몰라 돈도 못 돌려줬다.
지금은 회의 중이니 말을 걸 필요도 없었다.
“이찬이는 지금 회의 중이야. 괜히 떠들어서 방해하지 마.”
허민영은 차갑게 쏘아붙였다.
유수진은 그녀를 흘끗 보았다.
‘대체 누가 지금 떠들고 있는지 모르겠네.’
보다 못해 도지후가 나섰다.
“너나 조용히 좀 해. 유수진은 차에 탄 뒤로 한마디도 안 했잖아.”
허민영은 얼굴을 잔뜩 구기며 도지후를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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