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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허민영이 연우의 출생을 집요하게 추궁하다

허민영은 겉으로는 무심한 듯했지만 시종일관 유수진의 표정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지난번에 내가 한 말은 다 잊은 모양이네.” 유수진은 비웃듯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생각해. 난 상관없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수진은 먼저 내렸다. 그녀의 사무실은 3층이었고 광고 촬영을 하러 가는 허민영은 5층이었다. 허민영은 분이 풀리지 않아 서둘러 뒤따랐다. “친자 검사해 볼래? 이 아이가 정말 주이찬의 자식인지, 아닌지.” 유수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연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엄마, 주이찬이 누구예요? 아까 그 아저씨예요? 연우한텐 아빠가 있잖아요. 어떻게 아저씨도 아빠예요?” 유수진의 얼굴색이 단번에 싸늘해졌다. “사람이면 품위를 지켜야지. 아이 앞에서 무슨 헛소리야.” 그녀의 목소리는 날카롭고도 단호했다. “다시 만난 뒤로 줄곧 시비를 걸고 있는데, 너도 내 성격 알잖아. 난 지금껏 참아온 것도 한계야. 허민영, 넌 온 세상이 주목하는 톱스타야. 사소한 일에도 파장이 클 거고. 내가 너였다면 조금은 똑똑하게 굴었을 거야.” 허민영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가 다시 창백해졌다. 그때 주변 사람들이 슬쩍 시선을 보내오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낮췄다. “이찬이 어머니도 나를 무척 좋아하셔. 집안 대대로 내려온 옥팔찌도 주신다고 하셨어. 넌 우리 사이를 방해할 수 없어. 주이찬의 세계에서 넌 이미 아웃이야.” 유수진은 잔잔하게 웃으며 받아쳤다. “그래? 난 이미 아웃이라면서 넌 왜 나만 보면 미친 듯이 굴까?” “너...” “수진 누나!” 그때 이해신이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전에 주신 대본 봤어요. 그 역할, 제가 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그제야 허민영을 발견하고는 싱긋 웃으며 아부했다. “선배님도 계셨네요? 역시 엄청난 미녀세요. 화면보다 훨씬 아름다우시네요.” 제삼자가 끼어들자 허민영은 더 이상 불만을 드러낼 수 없었다. “네, 저는 이만 광고 촬영하러 갑니다.” 그녀는 차갑게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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