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그때, 진도윤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듯 강인아가 떠난 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그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강인아의 방 앞에 섰다. 문을 열자 그곳 역시 텅 비어 있었다.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커튼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햇살이 좋아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그가 보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왜? 도대체 왜?’
그곳엔 그들의 사진도, 그가 선물했던 물건들도, 그녀가 존재했다는 흔적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진도윤의 심장은 바늘로 찌르는 듯 둔탁하고 촘촘한 고통에 사로잡혔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방 안의 물건들을 뒤지며 강인아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증거를 찾으려 구석구석 빠짐없이 샅샅이 뒤졌다.
그들의 약혼반지, 결혼기념일 선물, 생일 선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진도윤은 자신이 준 물건들을 강인아가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 알고 있었다. 그가 무심하게 사준 물건이라도, 자신이 준 것이라면 뛰어오를 듯 기뻐하며 정성껏 간직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텅 빈 방을 바라보며 거대한 공포가 그의 내면을 잠식해 갔다.
처음 강인아와 결혼한 이유는 그녀에게 책임을 지기 위해서였다. 강인아가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결혼으로 보답하고자 했다. 심시은은 이미 죽었고 그의 마음속에는 강인아 한 사람밖에 없었기에 그렇게 평생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시은이 돌아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그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심시은에게로 향했고 비어 있던 그들의 시간을 채우고 싶어졌다. 그러나 심시은이 강인아의 존재를 용납하지 못했고 지나친 행동으로 그녀를 몰아냈다.
남자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자신의 마음이 왜 이렇게 아픈지 알 수 없었다.
“인아야, 어디 있는 거야? 나 돌아왔어. 제발 나 놀라게 하지 마. 내가 네 곁에 있을게.”
그는 집 안의 모든 방을 돌아다니며 강인아가 갑자기 나타나 이 모든 것이 장난이었다고 말해 주길 바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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