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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사흘 뒤, 진도윤과 심시은은 두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엄마, 배고파 죽겠어. 빨리 밥해 줘요!” “맞아요. 시은 이모도 영양 보충해야 해요.” 진서진과 진유진은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위층을 향해 소리쳤고 진도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너희들, 시은이가 먼저 앉고 나서 말해. 병원에 오래 누워 있었으니 분명 불편할 거야.” 심시은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팔로 진도윤의 어깨를 꽉 끌어안았다. “돌아오자마자 인아에게 폐를 끼치는 건 너무 미안한 것 같아.” “뭐 어때서? 어차피 집에 있어도 할 일도 없는데.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난 후회에 절여 살았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품에 안은 심시은을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탁자 위에 놓인 이혼 확인서와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눈에 그것이 심시은의 글씨체라는 것을 알아챘다.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서서히 굳어갔고 그의 이상한 표정에 다른 사람들도 시선을 돌렸다. 진서진이 중얼거렸다. “이혼 확인서? 분명 가짜일 거예요.” 진유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엄마가 아빠랑 이혼할 리가 없잖아.” 두 아이는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선은 계속 탁자 위에 머물렀다. 심도윤은 이혼 확인서를 펼쳐 보자마자 조금 전의 여유로움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이것은 진짜였다. 강인아는 정말로 그를 떠난 것이다. 게다가 이 이혼 확인서가 언제 작성된 것인지조차 그는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이 언제 이혼 합의서에 서명했는지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진도윤은 얇은 종이를 꽉 쥐었다. 문득 강인아에게 신고를 포기하라고 강요한 뒤 그녀가 건네준 종이가 떠올랐다. 당시 그는 그저 다른 계약서쯤으로 생각하고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신고를 막기 위해 이혼을 준비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진도윤은 분노에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 “정말 어이가 없군. 이런 일로 장난을 쳐도 되는 거야? 강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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