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진서아는 황성민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영정사진을 빼앗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그때 남하연 엄마가 네 엄마를 죽였잖아! 네 집안을 풍비박산 낸 것도 걔네 엄마였어! 너, 벌써 다 잊은 거야? 그동안 네 곁에 있었던 건 누구였는데? 네가 가장 바닥일 때 누가 널 지켜줬는데!”
진서아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집어삼키며 소리쳤다.
“나야, 성민아. 이미 죽어버린 남하연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황성민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가는 핏발이 서 벌겋게 충혈되었다.
“잊지 않았어. 그런데... 이제야 알겠더라. 그때 내가 얼마나 쓰레기였는지.”
황성민은 바닥을 짚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등줄기를 타고 번지는 통증에 몸이 휘청거렸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하연이도 피해자였어. 엄마를 잃었고 돌아갈 집조차 사라졌지... 그런데 나는 내 안에 가득 찬 증오를 전부 하연이한테 쏟아부었어. 모래주머니를 메게 해서 운동장을 돌리고, 계단에서 밀어버리고... 다른 애들이 괴롭히는 걸 보면서도 방관했지. 그렇게 하면 내 상처가 좀 덜 아플 줄 알았어. 하연이가 고통스러워하면... 내 속이 조금은 시원해질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제야 알겠어. 나는 그냥 도망쳤던 거야.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부서져 버린 이 집구석으로부터... 하연이를 내 분노를 받아낼 과녁으로 삼아놓고 정작 잊고 있었던 거지. 그 애가 사실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지키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는 걸.”
그 순간 진서아가 눈물을 터뜨렸다. 그 울음소리에는 지독한 서러움과 억울함이 뒤엉켜 있었다.
“그럼 난 뭐야? 우리가 함께한 시간만 벌써 10년이야.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내 세상은 온통 너뿐이었다고! 난 당연히 너랑 결혼할 줄 알았어. 네 아내가 되어 네 곁을 지키는 게 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단 말이야.”
그녀는 황성민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남하연이 그리워? 그럼 난 도대체 뭐였는데! 지난 10년 동안 네 곁을 지킨 나는 네 인생에 뭐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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