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한예빈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네가 판단할 일이 아니야.”
임태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임희서를 더는 보지 않고 옆에 서 있던 서빙 직원을 향해 말했다.
“한예빈 씨를 위층 객실로 안내해서, 깨끗한 옷과 수건을 준비해 줘요. 제대로 모셔요.”
한예빈은 잔뜩 긴장돼 있던 몸이 휘청거리더니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누구도 감히 바라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특히 강윤오가 있는 쪽은 더더욱.
고개를 숙인 채 서빙 직원의 부축에 몸을 맡기고 마치 형장을 벗어나는 죄인처럼 비틀거리며 자신의 존엄이 짓밟힌 중심에서 벗어났다.
샴페인색 치맛자락이 매끈한 바닥을 끌며 지나가며 굽이치는 짙은 붉은 자국을 남겼다. 마치 지금 이 순간 피를 흘리고 있는 그녀의 마음 같았다.
“태우 오빠!”
임희서는 여전히 변명하려 했지만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끼어들며 말을 끊었다.
“임희서 씨.”
강윤오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눈빛은 마치 서늘한 빛을 품은 해부용 메스 같았다.
“임희서 씨의 행위는 형법 제311조 모욕죄, 그리고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 공개적으로 타인에게 술을 끼얹고,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만들어 퍼뜨리며 타인을 비방, 모욕해 타인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죠. 그 결과와 영향 또한 결코 가볍지 않고요.”
그의 말투는 느긋하게 들렸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했고 법 조항 특유의 냉정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임희서는 느닷없이 쏟아진 법 조항에 머리가 멍해졌고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지금... 지금 나한테 겁주는 거예요?”
“겁주냐고요?”
강윤오는 입가에 아주 옅고 차가운 미소를 그렸다. 그는 정장 안주머니에서 새하얀 명함 한 장을 우아하게 꺼내 두 손가락으로 집어 마치 시혜라도 하듯 그녀 앞에 내밀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한예빈 씨는 제 의뢰인이 될 겁니다. 오늘 밤 임희서 씨의 행위에 대해 저는 한예빈 씨를 대리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민사, 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겁니다.”
임희서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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