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강윤오는 이 전화를 바로 받지 않고 미안한 얼굴로 한여음을 바라봤다.
“여음아, 아저씨가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끝까지 같이 못 먹어서 미안해. 다음에 또 와서 같이 놀자, 알겠지?”
한여음의 예쁜 얼굴에 아쉬움이 스쳤다.
“벌써 가요?”
“응, 많이 급한 일이야.”
“...그럼 알겠어요.”
한여음은 고개를 끄덕이며 씩씩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몹시 아쉬웠다.
강윤오는 그런 아이의 눈빛을 보자 마음이 순식간에 말랑해졌다.
이런 감정이 왜 드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두 사람 사이에 유난히 깊은 인연이 있는 것만 같았다.
한여음에게 인사를 마친 그는 한예빈을 바라봤다.
“먼저 갈게. 천천히 먹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에 걸어 두었던 정장 재킷을 집어 들고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한예빈은 급히 따라가 문 앞에서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강윤오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깊은 눈동자에 의문이 스쳤다.
한예빈은 아까 그 전화가 혹시 자신과 관련된 건지 묻고 싶었지만, 괜한 자의식 같아 입을 다물었다. 대신 차갑게 말했다.
“오늘 일은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안 오셔도 돼요.”
그 말을 남기고는 서둘러 문을 닫아 버렸다.
강윤오는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그녀의 앞뒤 안 맞는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고맙다면서 오지 말라니, 이게 무슨 감사 인사인가.
하지만 따질 여유가 없었다. 지금 그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방금 걸려 온 전화는 주성철에게서 온 것이었고 아마도 한예훈과 관련된 일일 가능성이 컸다.
한예빈은 식탁으로 돌아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식사를 이어 갔다.
정은서는 강윤오가 거의 손대지 않은 밥그릇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화난 거 아니야?”
고수 투성이였으니 젓가락을 제대로 못 댄 것도 사실이었다.
“몰라. 신경 안 써.”
한예빈은 퉁명스럽게 답했다.
강윤오가 오늘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에 대한 반감을 거둘 생각은 없었다.
6년 전, 그는 아무 말 없이 떠났고 지금은 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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