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곽시훈이 강우빈의 눈치를 보며 봉투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강우빈이 봉투를 열고 문서를 펼치자 첫 줄의 굵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경원시 법원.]
그 아래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7월 5일 오전 10시.]
지금으로부터 딱 2주 남았다.
불시에 날아든 법원 기일 통지서는 강우빈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머릿속에서 그려 온 모든 시나리오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심은지는 이미 말했었다. 이혼은 감정 섞인 변덕이 아니고 강우빈이 싫다고 멈춰지는 일도 아니라고.
...
같은 시각, 카페
심은지와 이준혁이 마주 앉아 있었다. 접시 위 케이크는 한 조각씩만 남아 있어, 꽤 오래 앉아 있었다는 걸 말해 줬다.
“아이고 진짜...”
이준혁이 머리를 감싸 쥐었고 책상에 이마를 박을 기세였다.
원래는 인맥을 총동원해 변론기일을 앞당겨 확정까지 받아 놓고 소환장도 직접 건네줄 겸 불러낸 자리였다. 덤으로 강우빈과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서 재판 전략도 세우려 했다.
그런데 심은지가 난도를 올려 버렸다.
임신 중 이혼.
“법원은 임산부를 보호하려고 적어도 수유하는 동안에는 이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아.”
이준혁이 현실적인 얘기를 꺼냈다.
“물론 지금은 겉으로 티가 안 나니 사정은 좀 다를 수 있고.”
한숨을 고른 이준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강우빈은... 알고 있어?”
“응.”
심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혁이 잠깐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괜찮으면 이유를 좀 들려줄래? 정확히 알아야 전략을 짜지.”
두 사람이 다시 연락하기 시작한 뒤로도 이준혁은 정면으로 묻지 않았다. 그는 이혼 소송을 셀 수 없을 만큼 처리해 왔다. 이유는 대부분 둘 중 하나였다.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거나 누군가 선을 넘었거나.
“그 사람은...”
심은지가 한숨을 삼키고 말을 바꿨다.
“끝났어. 감정이. 이제 나한텐 남아 있는 게 없어.”
심은지의 어조는 담담했지만 단호했다.
이준혁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자신을 달래는 듯한 말투였지만 결론은 같았다. 임신 중에도 이혼을 결심할 정도라면 정말 끝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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