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심은지는 코웃음을 쳤다.
‘이번엔 또 무슨 수를 쓰려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심은지는 영상 통화를 받았다.
영상 통화가 켜지자 화면에는 강은우와 한서연이 비쳤다. 두 사람은 한 줄로 서 있었고 강은우는 거의 한서연 품에 기대다시피 앉아 있었다.
“엄마!”
심은지가 화면에 나타나자 강은우가 유난히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한서연은 속이 살짝 쓰렸지만 겉으로는 부드럽게 웃었다.
“은지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은우가 먼저 저를 찾아온 게 아니라, 제가 전화해서 오라고 했어요.”
한서연은 일부러 휴대전화를 비스듬히 돌려 사무실 인테리어가 화면에 잡히도록 했다.
“무슨 일이야.”
심은지는 한서연의 말에는 반응하지 않고 차갑게 시선을 옮겨 강은우를 바라봤다.
며칠 전 외가에서 강은우가 한바탕 울어댔을 때, 심은지는 임신 소식에 상처받아 터뜨린 감정이라 여겼다. 그날 밤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면 어린 시절 강은우가 꿈에 어른거렸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멀쩡히 한서연을 찾아와 웃고 있는 걸 보니, 자신이 그렇게 했던 걱정 따위가 우스워졌다.
한서연의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자랑하는 건 심은지 눈에는 정말 유치했다.
“엄마, 그... 정말...”
강은우는 심은지의 태도가 더 차가워졌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스스로 잘못했는지 돌아볼 생각은 없었고 대신 목이 멘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아빠랑... 정말 이혼해요?”
“그래.”
심은지는 잠깐 멈추더니 덧붙였다.
“네 아빠와 이혼하겠다는 말은 너도 이미 들었잖아.”
심은지가 집을 나올 때 분명히 강우빈과 강은우, 둘 다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 말은 두 사람 누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엄마, 그러지 말고...”
“안 돼.”
“그, 그럼 전... 아빠랑 살 거예요.”
강은우는 눈물을 꾹 참으며 심은지의 마음을 흔들어 보겠다는 듯 던졌다.
정말 이혼하면 다시는 안 보겠다는 말은 목구멍으로 억지로 삼켰다.
“강은우 씨, 나는 널 데려갈 생각이 없어. 양육권은 내가 스스로 포기했어.”
심은지은 처음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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