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한서연은 강은우를 안은 채 승리의 계단을 오르는 사람처럼 주변을 훑었다. 그녀는 시선이 두 사람한테 모이는 걸 즐기며 엷게 웃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그제야 숨을 고르고, 품에 안은 강은우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
“똑똑.”
“들어와.”
“대표님, 은우가 아까 은지 언니랑 영상 통화를...”
한서연은 강은우를 안고 들어와 살짝 자세를 고쳐 들었다. 심은지를 깎아내릴 말을 덧붙일까 하다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이미 기분이 바닥인 강은우는 강우빈을 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한서연의 어깨에 고개를 묻은 채 말없이 축 늘어졌다. 강은우는 여섯 살 치고 제법 무게가 있었기에 한서연도 팔이 빠르게 지쳐 갔다.
강우빈이 그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를 받으려 하자, 강은우가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
한서연이 몸을 비켜 강은우가 더 편히 기대도록 어깨를 받쳐 줬다.
강우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방금 한서연이 채 하지 못한 말이 신경 쓰였다.
‘아마 심은지가 강은우한테 더 상처주는 말을 했다는 뜻이겠지.’
그러자 강우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강은우를 한서연에게 부탁한다는 눈짓을 보냈다.
‘급여 정산 때 한 비서에게 조금 더 챙겨 주자.’
한바탕 울음을 쏟아낸 강은우는 금세 꾸벅꾸벅 조는가 싶더니 이내 한서연의 어깨에 기대 잠들었다. 한서연의 팔은 얼얼했지만 오늘의 고생이 내일의 보상이라 여긴 채 끝까지 버텼다.
“대표님, 은우가 잠들었어요. 집에 데려다줄게요.”
한서연이 책상 앞에서 낮게 말했다. 일부러 톤을 눌러 말하는 탓인지 목소리가 유난히 부드럽게 들렸다.
강우빈이 고개를 들자 일에 붙들려 있던 시선이 한서연의 눈빛과 마주쳤다. 다시 강은우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자 강우빈은 강은우를 받으려 다가갔다.
“깰까 봐요...”
한서연은 몸을 살짝 돌려 다가오려는 강우빈을 막았다.
강우빈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앞장서서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대신 눌렀다.
복도를 지나던 직원들이 하나둘 멈춰 서서 잠든 강은우를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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