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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오늘도 심은지는 야근이었다. 저녁은 집에서 보낸 도시락이 기사 손을 통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였다. 막상 손이 비면 마음이 더 복잡해졌기에 심은지는 젓가락을 들고도 입맛이 없었다. 낮에 문구점에서 등을 말아쥐고 달아나던 강은우의 뒷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내가 너무 매정한 건가? 아무리 그래도 엄마라고 부른 아이를 못 들은 척했다니...’ 한참 망설이다가 심은지는 주혜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강은우가 어떤지 묻는 내용이었다. 곧 회신이 왔다. [사모님, 오늘도 얌전히 숙제하고 있었어요. 대표님이 돌아오시자 내려와서 함께 저녁 먹었습니다.] 주혜린도 강은우가 방에 숨어 몰래 울었다는 건 알지 못했다. 늘 그렇듯 스스로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고만 여긴 모양이었다. 답장을 읽은 심은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때 주혜린 쪽에서 사진 두 장이 더 왔다. 한서연이 강은우를 달래면서 웃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사진을 본 심은지는 다시 말이 없어졌다. 식탁에 나란히 앉은 강우빈과 강은우, 그리고 맞은편의 한서연은 꼭 세 식구 같았다. ‘내가 없어도 잘 지내네.’ 그런 생각이 심은지의 가슴 한복판을 스쳤다. 지난 6년 동안 자신을 비워가며 시간을 쏟고, 모든 걸 두 사람에게 맞춰 살던 날들이 허무한 농담처럼 느껴졌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니 눈앞의 도시락은 더 밋밋해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파릇파릇 먹음직스러워 보이던 채소볶음을 보아도 입맛이 돌지 않았다. 심은지는 국 한 숟가락을 떠 보았지만 역시 삼키기 어려웠다. 옆에서 챙겨 주는 사람이 없으니, 심은지는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일에 파묻혀야만 머릿속이 조용해질 것 같았다. 강씨 가문 저택. 사진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자, 주혜린은 더 건드리지 않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사모님, 더 늦기 전에 돌아오세요. 안 그러시면 이 집의 안주인이 곧 바뀔지도 몰라요.’ 겉으로는 특별한 구체적인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한서연의 속내는 주혜린 눈에 훤했다. 수단이 뛰어난 사람이 마음먹고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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