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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훠궈를 절반쯤 먹었을 때 유수아에게서 전화가 왔다. 문자를 뒤늦게 봤다며 지금 어디까지 먹었느냐고 묻더니, 아직 남았으면 바로 오겠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수아도 도착했고, 셋이 마주 앉아 훠궈를 먹었다. 괜히 어색하던 분위기도 국물 김처럼 사르르 풀렸고, 심은지와 고아린도 사이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 다음 날 오전 열 시 무렵. 한서연이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따뜻한 죽이 있는데 조금 드실래요?” 강우빈의 표정이 살짝 굳어 있었다. “어디서 온 죽이지?” 강우빈은 머릿속에는 알 수 없는 기대가 스쳤다. 혹시 심은지가 보낸 건 아닐까 하는, 근거 없는 기대였다. 한서연이 트레이를 들고 다가와 그릇에 죽을 덜었다. “어젯밤 제가 끓였어요... 어제 회식 다녀오셨다고 들었거든요. 술 드신 다음 날에는 속이 좀 쓰릴 텐데...” 한서연은 이게 심은지한테서 들은 소식이라는 걸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 전날 밤, 강우빈은 협력사와의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그의 위치라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거래라는 게 그렇다 보니 못 마셔도 잔만 살짝 대는 시늉은 해야 했다. 대영 그룹의 뿌리가 아무리 단단해도 챙겨야 할 체면과 의례는 여전히 존재했다. 예전에 심은지는 강우빈을 아껴 웬만하면 술자리를 피하게 하려 했다. 강우빈이 막 그룹을 넘겨받았을 땐 이사회 견제도 버텨야 했고, 큰 고객은 직접 뛰어다니며 주문을 잡아야 했다. 그 무렵에는 접대 자리에서 술을 마실 일이 적지 않았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전부 심은지에게서 들은 것이다. 심은지가 그때는 강우빈을 걱정하며 말했고, 한서연은 들을수록 마음이 점점 그쪽으로 움직였다. 멀게만 느껴지던 강우빈은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졌다. 강우빈은 한서연이 굳이 심은지의 이름을 자기 앞에서 언급하지 않으려 조심한다고 여겼다. 전날 밤 집에 돌아갔을 때는 심은지가 끓여 주던 해장국도, 위를 덥히는 차도 없었다. 아침에는 그럭저럭 버틸 만했지만 지금은 은근한 통증이 배를 찔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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