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아주머니, 밥부터 퍼요.”
강우빈이 잠깐 생각하더니 강은우에게 말했다.
“아까 시훈 아저씨가 그러는데, 엄마는 저녁을 이미 먹었대. 우리 내일에 좀 일찍 음식을 준비해서 가져다드리자.”
“하지만 저는...”
강은우가 고개를 푹 숙였다.
강우빈은 강은우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달래더니 손을 잡고 식탁으로 데려갔다.
‘오늘 밤에는 적어도 영양가 있는 죽 한 가지는 확실히 배워야 한다.’
식사를 마치고 강우빈은 강은우를 위층으로 보내 놀게 하고, 부엌에 틀어박혔다.
주혜린이 옆에서 불 조절을 봐 주니 죽의 불맛은 큰 문제 없었다.
이제 남은 건 곁들일 재료였다.
불려 둔 마른 가리비, 얇게 썬 전복 같은 해산물은 손질부터 비린내를 최대한 지웠다.
밤 열한두 시가 다 되어서야 한 솥의 해산물 죽이 겨우 완성됐다.
“대표님, 죽이 아주 진하네요.”
강우빈은 먼저 맛을 보더니 괜찮다고 느껴, 주혜린에게도 한 그릇 떠 주었다. 주혜린도 죽을 맛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비린내는요?”
“거의 없어요.”
마른 해산물은 원래 신선한 해산물처럼 비린내가 심하지 않고, 햇볕에 말린 특유의 깊은 향이 있다.
그제야 강우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다만 샤워를 하면서 몸에 밴 해산물 냄새를 여러 번 씻어 내야 했다.
....
다음 날.
강우빈은 오후 네 시까지는 꼭 돌아와 죽을 다시 끓이겠다고 마음먹고, 오전 내내 일에 집중했다.
점심도 배달로 대충 때웠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서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왜 이렇게 독하게 몰아붙이는 거지?’
도시락을 싸 올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강우빈이 했던 경고가 떠올라 그만두었다.
겉으로 보면 다정해 보일 때도 있지만 한서연에게 강우빈은 늘 자신과 경계와 거리를 두는 게 분명했다. 때로는 잔인하다고 느껴질 만큼 말이다.
“대표님, 유란 프로젝트의 자료입니다.”
한서연이 서류를 건네며 무심코 본 강우빈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 순간, 한서연은 숨이 막혔다. 강우빈의 손가락마다 자잘한 상처가 여러 개 있었고,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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