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화
하지만 강우빈은 자신의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임신 중인 심은지를 배려해 힘을 주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손목을 붙잡아 차 안으로 이끌더니 뒷좌석에 살짝 눌러 앉혔다.
“너...”
심은지는 차갑게 강우빈을 노려보았다.
강우빈이 상체를 숙여 등받이에 왼손을 짚고, 그늘처럼 심은지를 둘러쌌다. 익숙한 향기가 훅 파고들자 심은지가 막 쏟아내려던 욕이 목에서 걸렸다. 예전에 강우빈이 구해 주던 순간마다 풍기던 그 냄새는 심은지에게 늘 안전한 느낌을 주는 기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심은지는 눈빛을 가라앉히고 강우빈을 밀어냈다. 하지만 밀어낼수록 강우빈은 더 가까이 기울었다. 체격 좋은 사람이면 그대로 덮쳐 올 듯한 거리였다.
“은지야...”
낮게 깔린 강우빈의 목소리에 심은지가 긴장하는 기색이 스치자, 강우빈의 눈에는 짧은 웃음기가 번졌다. 심은지가 입으로는 이혼을 말해도, 자신이 가까이 가면 여전히 흔들린다는 확신이었다. 최근 들어 소홀했던 건 사실이니, 강우빈은 이제부터 달래면 된다고 그렇게 믿었다.
강우빈의 시선이 잠깐 심은지의 배 위에 멈췄다. 임신 중인 사람은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었다. 그러니 강우빈은 마음속으로 심은지가 괜히 화가 난 것도 임신 호르몬 탓이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헤어지자는 말도 큰 뜻 없이 내뱉은 심술일 뿐, 지금 심은지가 자신이 내미는 손을 잡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배고프지?”
강우빈은 성을 내지 않는 심은지가 투정 부리는 줄로 알고, 보온병 뚜껑을 열었다. 심은지는 강우빈 때문에 몸을 일으킬 수 없었고 몇 번 밀어도 소용없었다.
뚜껑이 열리자 향긋한 바다 내음이 퍼졌다. 그건 따끈한 해산물 죽의 냄새였다. 익숙한 향에 심은지는 오히려 더 마음이 굳어졌다.
“강우빈, 비켜.”
한 그릇의 죽으로 심은지의 달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착각이었다. 예전에는 냉정하게 대해도 심은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랑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심은지는 속으로 비웃음이 스쳤다. 그릇에 담긴 죽의 빛깔과 향이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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